[데스크ON] 조급한 특검 vs 멈춰선 삼성 "빈대 잡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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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ON] 조급한 특검 vs 멈춰선 삼성 "빈대 잡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 박봉균 산업1부장
  • 승인 2017.02.15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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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무리한 수사 도마, 재계 허탈-피로감
삼성 경영공백 장기화에 한국 경제도 사면초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봉균 산업1부장) 

▲  13일 오전 9시 30분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사무실로 불러들여 조사를 진행했다. ⓒ뉴시스

"삼성에 대한 집요한 특검, 한국경제 암초 우려된다. 빈대(최순실)잡다 초가(기업) 태우는 꼴이다."(A그룹 전무) "정치적으로 합의된 특검이 수사 장기화 등 무리를 범할 가능성이 높고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정치적으로 이용될까 걱정된다."(B경제단체 본부장)

14일 저녁자리에서 만난 재계 임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재영장청구를 안주삼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했다.

"정치프레임에 갇힌 극단적인 사태들의 말미에 희생양은 기업임을 재확인하게 된다"며 A그룹 전무가 오기어린 특검에 대한 성토를 이어간다.

밥자리 막바지에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16일이 빈대(최순실)잡기의 분기점이 될것이고, 현 상황에서 삼성에 대한 특검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될 것이란 결론에 이른다. 

삼성그룹의 최순실 게이트 연루를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구성된 지 넉달째다. 최고권력의 비선 실세와 테이블 밑 비정상적 거래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는 특검의 활동에 대해 무엇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그 후폭풍을 두려워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얘기는 엄두도 못낼 지경이다. 빈대 한마리 잡다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현실에만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래서 특검의 이재용 영장 재청구를 바라보는 여론도 냉랭해지고 있다. 모 언론사 사회부 후배는 "뇌물 혐의에 집중하던 특검이 공정위 순환출자 의혹을 들고 나왔다. 문제 삼는 부분이 계속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는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에 집요한 박영수 특검의 무리한 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 이달 28일로 1차 수사기한이 종료되는 특검이 촛불 정서를 앞세워 보여주기식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우려다. 

특검 공세에 삼성의 무기력과 경영공백 또한 깊어지고 있다. 

삼성 계열사 C사장은 이달 중순 해외 출장을 잡아놓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회사로 복귀했다. 부회장의 재 소환과 영장에 대한 부담때문이다. 주요 고객들과 중요한 계약을 하려던 C사장은 비즈니스 관련상 있을 수 없는 결례를 범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 단체 한 회원사 임원은 "신뢰를 먹고 사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CEO들이 전세계 뉴스를 탈 때는 범죄자처럼 취급되는 이미지에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다"고 안타까워 했다.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해외에서 올리는 삼성전자 사장들은 연간 100일 이상을 해외출장에 보낼 정도로 활동이 많지만, 이들의 발을 묶어 놓아 향후 사업에 대한 암운을 드리워지고 있다.

삼성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는 어떤 이유로든지 그 댓가를 치뤄야할 일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 생태계까지 흔들어 국익과 국민이 다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과(過)를 범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논단 수사로 초토화된 120일간 나라와 기업들의 극심한 피로감도 문제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A그룹 임원의 한숨이 아직도 귓전을 때린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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