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타살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정남의 장남(長男)인 김한솔 군의 신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한솔은 2013년 장성택 처형 직후 프랑스 파리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파악 돼 이때부터 신변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김한솔 군은 김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의 맏아들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조카다. 그는 북한 평양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있는 마카오에서 자랐다. 그가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국제학교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UWC)’ 모스타르 분교에서 유학한다는 사실은 지난 2011년 전해졌다. 이후 김 군은 2013년 9월, 프랑스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 입학해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다.
김한솔 군의 신변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시점은 2013년 12월경이다.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 사태’ 이후 프랑스를 떠나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군과 함께 학교를 다녔던 A씨는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파리정치대학에 북한 출신 유학생들이 있었다. 장성택 사건이 터지자, 김한솔은 물론 학교를 다니던 모든 북한 사람들이 사라졌다”며 “(장성택 처형) 사건이 (김한솔 군 에게) 매우 위험하고 심각한 사안이었다는 느낌을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느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한솔의 부친인 김정남과 장성택의 관계는 꽤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에서도 장성택 처형사태가 김정남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는 김정남 독살설에 대해 “2013년 장성택이 김정남에게 달러를 송금하고 있다는 보고가 김정은에게 전달된 것이 장성택의 처형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정남에 대해선 김정은 북한 정권이 발족한 이후인 2012년부터 ‘장소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라’는 지령이 내려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보도했다.
◇ 장성택 처형 이전, 김한솔의 대학생활 어땠나?
<시사오늘>의 취재결과, 당시 김 군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군과 함께 어울렸던 A군은 “개강 직후, 여느 대학생들처럼 새내기 학생들과 함께 어울렸다”며 “한국인은 물론이고, 우리 누구도 한솔이를 특별하게 대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김한솔 군은 파리에서 사귄 친구들과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보통 대학생과는 사뭇 다른 소비패턴 때문이었다. 김 군은 파티가 열릴 때면 대학생들이 쉽게 살 수 없는 고가의 양주를 자주 사왔다고 한다.
한 학생은 “오늘날 북한인권을 고려하면, 김 군이 사들고 온 고가의 술은 말도 안 되는 거였다”며 “이런 불편한 상황들이 계속되니, 자연스럽게 김 군과 멀어졌다. 다들 파리정치대학에 갓 입학한, 정의감 넘치는 학생들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김 군도, 우리도 어렸기 때문에 그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중국정부가 김한솔 보호할 가능성 크다”
김정남 피살로 인해 김한솔 군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김한솔 군이 중국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김한솔, 김정남 등 북한 로열패밀리에 대해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지난 1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고구려(북한)에서 도망친 세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당나라(중국)에선 환영이다. 차기 정권 후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중국이 북한정권에 완전히 개입할 여지는 없지만, 급변사태를 생각하면 말이 달라진다. 급변사태에 대비해 로열패밀리들을 데리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한솔 군은 2012년 한 핀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으로 돌아가 (평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중요한 일인데 남북이 분단돼 있어서 차근차근 노력한다면 통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한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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