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원칙론’에 목소리 높이는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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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원칙론’에 목소리 높이는 정몽준
  • 신민주 기자
  • 승인 2009.05.1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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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는 울산 재보선 패배 희석과 ‘몸집 키우기’(?)
한나라당의 쇄신갈등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정몽준 최고위원의 거침없는 입담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울산 북구 재보선 패배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희석시키고 스스로 몸집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     © 시사오늘

 
최근 박 전 대표는 자신만의 뚜렷한 원칙을 밝힌 뒤 침묵을 이어가는 전형적인 '박근혜식 행보'에 들어갔다. 박 전 대표는 미국 방문중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친박이 당의 발목을 잡은 게 뭐가 있느냐"며 주류측 상황인식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귀국한 뒤부터는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 전당대회 주장 등에 "이미
입장을 밝혔다"며 입을 닫아버렸다. 현안에 대해 압축되고 직설적인 발언을 한 뒤 이후엔 이를 뒤집지도, 그렇다고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도 않는 '원칙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거침없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쇄신파를 중심으로 한 조기 전당대회 주장에 대해 “그림자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가 없는 전당대회는 의미가 없다는 것.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지금은 재보선 참패 이후 집안싸움까지 불거진 상황”이라며 “친박계가 강조하는 ‘원칙론’은 현 상황에 맞지 않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며 "박근혜 전 대표가 참여하면 나도 참여하겠다"고 포문을 열기도 했다.

이러한 정 최고위원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계파 간 갈등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효대 의원을 제외하면 당내에 자기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는 정 최고위원이 이처럼 '치고 나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이번 기회를 당내 주류로 부상하는 발판으로 삼으려는 행동이라는 것.

재보선 패배 이후 위축돼 있는 박희태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거절 이후 침묵 모드로 돌아선 박 전 대표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기 영역을 구축하려는 '틈새시장 공략'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최고위원이 당 제도를 바꾸려는 의중을 표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나라당 입당 이후 꾸준히 상향식 공천제도(프라이머리) 도입, 강제적 당론 채택 금지 등을 주장해 온 터였다. 당내 소수파로서 위치를 제도 변경을 통해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물론 이런 정 최고위원의 주장이 당 주류 진영에서 진지하게 논의된 적은 없었다.
그러다 4ㆍ29재보선이 전패로 끝나자 정 최고위원은 제도적 개선책을 넘어 당 지도부와 박 전 대표를 '모래판'으로 끌어내는 정치적 싸움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나라당은 정치적 결사체가 아니라 엉성한 친목단체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선거 패배 원인으로 당내 계파 갈등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는 이 같은 정 최고위원의 행보에 곱지 않는 시각도 있다. 지난 재보선에서 패배한 울산 북구 책임론에서 그 지역 책임자였던 그 역시 결코 자유롭지 못한데도 선거 결과를 놓고 집행부를 공격하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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