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으로 유임된 것과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최종 고사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신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노리고 있었던 건 재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사드(THAAD) 배치 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前) 전경련 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신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 제안을 받고 무척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중국 한한령(限韓令)에 따른 국내 업계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국내 재계 대표직을 수행하는 데에 부담을 느끼고 이를 고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와 미국은 롯데 소유의 경북 성주골프장을 사드 배치 지역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어 국방부와 롯데는 성주골프장과 경기 남양주 군용지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신화통신, 환구시보 등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롯데 경영진이 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치고 있다.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 중국 내 사업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롯데를 향해 협박성 경고를 날렸다.
하지만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국방부에 내주기로 결단한 눈치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주골프장을 소유한 롯데상사는 오는 27일께 이사회를 열고 사드 부지 제공건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 총수가 전경련 회장을 맡는다면 중국의 한한령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한 이유다.
앞선 전 전경련 간부는 "신 회장이 전경련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깊은 만큼, 회장직을 수행하지 않더라도 전경련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 측은 "연임된 허창수 회장을 도와 전경련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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