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편의점·드럭스토어가 국내 유통채널에서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이들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는가 하면 그룹의 전반적인 적자폭을 메우기 위해 신사업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각광받는다고 해서 성공확률이 높은 건 아니다. 그 예로 최근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성적표와 드럭스토어 시장 진출이 있다.
편의점 '위드미' 성적표, 해마다 적자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백화점이라는 강력한 유통채널을 통해 떠오르는 블루오션에 가세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편의점 위드미가 대표적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3년 편의점을 통해 불황 극복에 적극 나섰지만 적자 폭은 매년 늘어났다. 위드미는 지난해 35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전년과 비교해 적자폭이 88억 원이나 늘어났다.
업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씨유(CU)·GS25의 성적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주요 편의점의 1만개가 넘는 점포수는 물론, 매출을 따라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CU는 작년 매출이 4조94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970억 원으로 12.7% 늘어났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작년 매출액 역시 5조6027억 원으로 20.4%나 증가, 영업이익은 2132억 원으로 13.1% 올랐다.
신세계의 욕심이 컸던걸까. 2013년 출범 당시 상생 편의점을 내걸며 야심차게 출발한 위드미는 초반에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1년만에 분위기가 사그라 들었고, 해마다 목표한 점포수와 매출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결국 신세계는 위드미를 두고 위탁 경영을 시도한만큼 자체적으로 편의점 사업을 간수하는데 무리가 있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위드미는 지난해 10월 업계 '빅4'로 꼽히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3년 내 점포수 5000개로 늘려 매년 1000개 이상씩 점포를 확장하겠다는 것. 그러나 계속해서 적자를 달리고 있는 위드미가 올해 점포수를 50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가 성공한다 해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위드미는 기존의 편의점과는 다른 정책으로 승부수를 보려 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업계 내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외형확대에 치중하기 보다는 내실 강화에 중점을 두고 점포의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분스' 고전에 '부츠' 내세워…드럭스토어 압도적 경쟁 속 주목 받을까
국내 유통채널 중 새롭게 급부상한 드럭스토어도 놓칠 수 없는 사업 중 하나다. 현재 드럭스토어의 시장규모는 지난 2010년 2000억 원에서 해마다 점차적으로 커지더니 지난해에는 1조2000억원, 무려 6년 새 6배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이마트는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프랜차이즈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재 업계 1위 CJ의 올리브영 이외에 GS의 왓슨스, 롯데의 롭스까지 드럭스토어 시장 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 신세계도 가세한 것.
당시 이마트는 "부츠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기존 드러그스토어 사업을 수정 보완하고, 헬스 앤 뷰티 관련 국내 브랜드 및 부츠 단독 상품 등을 도입해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 시장에 진출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분스를 론칭해 운영 중이다. 당시 자사 유통망을 통해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올리브영의 벽을 넘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분스'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이번엔 '부츠' 카드를 두고 나온 것. 신세계는 부츠 본사와 구체적인 진출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곧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도 커질대로 커진만큼 '부츠'가 목표 만큼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현재 올리브영이 매장 790개를 소유하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어 최근에는 GS리테일이 왓슨스(매장128개)의 단독 경영권을 손에 쥐며 드럭스토어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여기에 롯데의 롭스(매장 90개)까지 몸집 키우기에 나서며 업계 2위를 두고 경쟁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분스'가 '올리브영', '왓슨스' 등 눈에 띄게 자리잡은 경쟁사 매장들 사이에서 자리잡지 못한다면 또 한번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측은 분스는 애초 안테나숍 개념으로 사업을 벌였을 뿐이고 본격적인 드럭스토어 사업은 부츠를 통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H&B 시장이 올리브영 외 롭스, 왓슨스가 2위 자리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세계가 드럭스토어를 어떤 전략으로 매장을 키워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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