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드배치 ‘광속행보’…文, '전략적 모호성'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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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드배치 ‘광속행보’…文, '전략적 모호성' 난관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3.07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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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본격 착수했다. 갑작스런 한미 양국의 사드배치 속행 발표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를 대비해 일정을 대폭 당겼다는 해석과 함께, 일각에선 문재인 전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 발언을 향한 비난론도 나온다.

한미 양국은 6일 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사드 일부가 미군 수송기를 통해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C-17 항공기를 이용해 발사대 2기와 일부 장비가 도착했으며 병력과 나머지 장비들도 순차적으로 전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 사령부와 국방부는 7일 “대한민국과 미국은 한반도에 사드체계를 배치한다는 한미동맹의 결정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사드체계의 일부가 한국에 도착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사드체계는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다층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6일 北 미사일 발사로 사드배치 속행 명분 얻어”

정부의 갑작스런 사드배치 속행 결정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가시화되면서 당초예상보다 사드배치 시기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6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기점으로 사드배치 속행까지 완료해 ‘안보 위기’를 환기시켜 탄핵기각 여론에 영향을 줄 전략이란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헌재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사드배치를 속행하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정부입장에선, 어제(6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실험으로, 사드배치 속행에 어느 정도 명분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7일 논평에서 "탄핵심판을 앞두고 안보프레임을 만들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하 대행)은 7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는 등 안보행보를 이어나갔다.

황 대행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2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양측은 이번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 등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에 엄중히 대처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포함한 연합 방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황 대행은 이어진 국무회의에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황 대행은 “현존하는 위협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야욕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며 “북한 정권의 존립 기반인 외화벌이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는 등 스스로 셈법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본격 착수했다. 갑작스런 한미 양국의 사드배치 속행 발표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 文 ‘전략적 모호성’ 비난 높아질 듯

일각에선 이번 사드배치 광속행보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염두해 놓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대선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차기정부에서 재논의할 것’이란 입장을 재차 강조해왔다.

문 전 대표는 사드배치 속행소식이 전해진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1차 경제현안 점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순리대로 다음 정부에 넘겨준다면 다음 정부가 여러 가지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며 “지금 정부가 무리하게 감행해서 속도 내려는 것은 저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사드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차기 정부의 외교적 운신의 폭을 좁혀서 안보나 경제를 비롯한 국익 전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차후대책에 대해서는 “향후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대선전 배치 철회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여권 및 야권 일각에선 문 전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해 재차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7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문 전 대표의 사드배치에 관한 입장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궤변을 내세우며 자신의 입장을 숨겼다”며 “사드 배치 아니면 다른 방어 수단은 있는지 대안을 말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앞선 관계자는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의 사드에 대한 애매한 입장이 항상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다”며 “황 대행이 전략적으로 사드배치를 강행한 만큼, 문 전 대표가 적절하게 대처를 못한다면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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