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상장 이래 처음으로 맞이하는 미국발(發) 금리인상으로 인해 비상이다. 미래에셋생명 등 몇몇 보험사들을 제외하곤 일제히 주가가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18일 NH투자증권은 미국의 기준금리인상으로 일본·대만 등 아시아 생보사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지만, 한국 생보사만 유독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본 규제 강화로 인해 순 자산가치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것과 낮은 비중의 외화자산으로 인해 재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NH증권은 한국 생보사 주가가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부진한 이유는 순자산가치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본 규제가 강화되고 IFRS17(보험계약에 대한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예정돼 있어 자본 건전성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관측했다.
또한 외화자산 비중이 낮은 것에 대해선 대만과 일본의 주요보험사를 예로 들며, 이들의 달러채권 비중이 금리인상에 따른 직접적 수혜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 생보사의 경우 달러채권 비중이 낮아 미국 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 여부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예측했다.
앞서 한국 생보사들은 2009년 동양생명 상장 이후 내내 금리 하락이라는 환경 아래에서 가치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전 보험사의 보유계약가치 등이 하락하는 등 리스크를 보인 바 있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기존보유계약가치(보유계약가치-신계약가치)가 2014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NH증권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한국 생보사 가치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결정이 한국의 금리 상승으로 당장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격적 주가 상승 시기는 이번 하반기 이후로 예상했다.
아울러 한국 경제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으로 인해 한국 금리 상승폭은 미국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다음 해까지 보험사들은 보유 자산을 늘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지급여력기준 강화로 부채가 확대될 예정에서다.
NH투자증권 한승희 연구원은 “우리나라 생보사가 아직까지는 긍정적 환경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자본 규제 등의 불확실성이 다른 나라 대비 크다”며 “따라서 IFRS17과 신자본규제의 윤곽이 드러나는 이슈가 잠재워지는 이번 해 하반기를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미국 채 투자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생명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인상을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제로 금리를 유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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