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SK건설(에스케이건설, 대표이사 조기행)이 총 사업비 4조 원 규모의 이란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IPP) 사업권을 따낸 것과 관련, 업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이목이 쏠린다.
지분 인수비용 '2000억 원'…"마진율 고려하면 밑지는 장사"
SK건설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란 민자발전 사업권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 '유니트 인터내셔널 에너지(벨기에 유니트 그룹 자회사)' 지분 3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양수도계약 체결로 SK건설은 유니트 그룹과 함께 총 사업비 4조1440억 원 규모의 이란 가스복합화력 민자발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발전소 공사를 전담하고, 완공 후 운영에도 동참한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이란 민자발전 사업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K건설에게 이번 사업이 밑지는 장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자·세전 이익 마진율을 고려했을 때 손해를 볼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통상 국내 건설사들의 매출 대비 마진율은 3~4%라고 보면 된다"며 "1조 원짜리 사업을 수주하면 300억~500억 원 정도 버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SK건설은 단순 산술적으로 따져봤을 때 이번 이란 민자발전 사업 진출로 1200억~200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창출하는 셈이다.
또한 SK건설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총 사업비 4조 원대의 사업에 참여한다는 내용만이 강조돼 있을 뿐, 주식양수에 쓴 비용이 공개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SK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유니트 인터내셔널 에너지 지분 30%를 인수하는 비용으로 약 2000억 원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앞선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마진율을 고려하면 SK건설에게 밑지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발전소 공사 과정과 발전소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은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개발형 사업으로 여타 사업보다 통상적인 마진율을 웃도는 사업"이라며 "앞으로 발전소 운영 등에 참여하면서 추가 수익도 예상된다. 지분 인수 비용 2000억 원은 일회성 비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16억 원대 돌파한 인당 매출액…"생산능력 넘어선 '무리수'"
이번 이란 민자발전 사업 참여로 SK건설에 손실이 발행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까닭은 하나 더 있다. 최근 SK건설의 인당 매출액이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 11억7932억 원, 2014년 14억2128만 원이었던 SK건설의 인당 매출액은 2015년 16억1977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최소 15억 원대에 이를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각 건설사 시공능력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SK건설(2016년 시공능력평가 9위) 정도 업체에 적합한 인당 매출액은 12~14억 원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 정도가 공기가 지연되지 않고 수월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를 넘어서면 건설사의 역량에서 벗어난 과도한 수주가 될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했더라도 생산능력에 과부화가 발생해 장기적 손실로 이어지게 되기 마련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가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올해 들어서 SK건설이 연달아 굵직한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데 인당 매출액이 높다는 게 신경 쓰인다"며 "실적 안정이라는 토끼를 잡으려다가 괜한 무리수로 산을 불태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SK건설 측은 "해외 개발사업이라는 모델 자체가 적은 인력의 임직원들이 해외에 나가서 사업을 관리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인당 매출액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며 "최근 SK건설은 개발형 사업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인당 매출액이 높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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