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충청권이 '미분양의 무덤'이 되고 있다. 조기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선거공학적인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세운 게 오히려 화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31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공개된 '청약경쟁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충청권에 공급된 아파트 총 7단지 가운데 4곳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동신건설이 지난 1월 충남 예산에 공급한 '예산실리안'은 총 174세대 중 청약접수가 단 1건에 그쳤다. 충북 음성에 들어선 태경종합건설의 '생극태경에코그린'은 지난 2월 1순위, 2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아무도 찾지 않아 아직 미분양 상태다.
이달 청약접수를 실시한 한국토지신탁의 충북 청주 '청주행정타운 코아루 휴티스'는 총 530세대에 접수건수가 98건에 머물렀다.
지난 29~30일 1순위, 2순위 청약을 진행한 GS건설의 충북 청주 '흥덕 파크자이'는 총 635가구 모집에 불과 66명이 몰려 0.103 대 1의 청약경쟁률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들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한 단지 외에 지난 2월 공급된 GS건설의 충북 청주 '서청주 파크자이', 대전 서구 '복수센트럴자이' 등에서 1순위 청약에서 미달 세대가 생기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3월 청약접수를 실시한 금성백조의 충남 보령 '금성백조 예미지'에서도 간신히 청약 미달을 면하긴 했지만 1순위 청약 미달이 있었다.
이처럼 충청권이 '미분양의 무덤'이 된 이유는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충청 지역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이 너도나도 충청에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세우지 않았느냐"며 "실제 수요에 비해 분양 물량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도 문제다. 입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물량을 쏟아내기에만 바쁘다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충청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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