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위기를 극복하고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현재 두 당은 대선 패배 이후 내홍을 거듭하며 당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 안팎에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각각 흡수통합설이 흘러나오면서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두 당이 위기 상황을 탈출하려면 통합·연대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은 우선 두 당이 통합연대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선 직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으로부터 노골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바른정당 탈당파들을 대거 복당시키며 추가 이탈자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역시 ‘같은 뿌리’임을 강조하며 은근히 흡수되길 바라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입장에선 거대 양당에 의한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탈당자들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두 당이 자당 소속 의원들을 지켜내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연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연대가 단순히 캐스팅보트 역할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 당이 통합을 통해 군소정당의 지위를 뛰어넘고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이념적 노선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 역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로 보고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두 당의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공약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이 근거다. 이들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큰 틀에서 이념과 정책노선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이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책 연대를 하겠다고 밝히며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은 최근 “지금은 실질적인 협치가 필요한 시기”라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이념과 정책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 주승용 전 원내대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바른정당과 통합해 60석 정도가 되면 국회 내에서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으니 국회 운영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두 당이 향후 차기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연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안철수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차기대권에 근접한 인적자원이 풍부한 두 당이다. 통합연합를 통해 정치적 지지세와 발판을 마련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특히 정치권은 김무성 의원과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의 호흡에 주목한다.
김 의원과 박 전 대표가 오랜 친분을 유지해온 만큼 이들의 정치력에 따라 통합연대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과 박 전 대표 모두 위기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시도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해 26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호남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당 한 의원은 “우리당이나 바른정당은 소수 의석수로 인해 향후 정국에서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두 당이 통합까진 아니더라도 연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호남이 걸리기는 하지만 당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다는 것은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안 전 대표 뿐만 아니라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바른정당과 관계 설정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본다”며 “조심스럽지만 민주당과 흡수통합 되는 것 보다는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를 통해서라도 국민의당 중심으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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