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슬기 기자)
협치 딜레마에 빠진 국민의당이 이번엔 차기 지도부 체제를 놓고 내홍을 거듭하고 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존재감 부각을 노렸지만, 당 내부 수습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선 당을 수습하기 위해 안철수 전 대표의 ‘조기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의 낮은 지지율이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총선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국민의당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당은 8%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정기조사에서도 정의당보다 뒤쳐진 6.7%에 머물렀다.
특히 최근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국민의당의 갈지자 행보는 더욱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임명에 동의했다. 하지만 후속 인사를 놓고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스텝이 꼬이고 있다.
인사청문회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애초에는 “자진 사퇴하라”며 강경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이후 “부적격이다”로 다소 완화됐다가 최종적으로는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도 청문보고서 채택 불가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으나, 일부 의원들은 강 후보자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즉 뚜렷한 노선을 정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국민의당의 모습에 유권자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국민의당 내부에서 전당대회 일정을 놓고 계파 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내홍을 거듭하고 있다. 자강론을 앞세운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이 당초 결정된 8월 전대보다 앞선 7월에 전대를 개최하자고 제안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당 혁신작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전대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자 갈등은 더욱 표면화됐다. 박 비대위원장이 ‘대선평가’와 ‘당 혁신’을 명분으로 비상당권을 더 유지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의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를 보이자, 일각에선 안철수 전 대표가 조기 등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의 창업주인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해 창당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당의 기치인 ‘개혁 중도’로서 자리매김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향후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안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안 전 대표 입장에서도 향후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만큼 정치적 재기를 위해서라도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안 전 대표의 전대 출마가능성이 사실상 제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안 전 대표 역시 대선 패배 이후 공식적으로는 두문불출하는 상태다.
국민의당 내홍과 안 전 대표의 전대 가능성에 대해 15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당 내부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는 것은 오해다. 계파 간 갈등이 붉어진 것도 없다. 대선 직후 민주당이나 바른정당과의 연대설이 제기되던 당시에만 잠시 이견이 있었을 뿐”이라며 “지난 의총과 워크숍에서 결론을 내렸듯 8월 전대 개최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전당대회에 안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대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을 위해 비대위가 운영되는 것이고, 당 대표도 다시 선출하는 것인데, 대선후보 였던 안 전 대표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물론 대선 재도전을 시사한 만큼 정치 복귀를 위한 발판은 필요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복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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