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이동통신 생태계 어려워 질 것…강행 말도 안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 손정은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위)가 그간 뜨거운 감자였던 '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보는 소비자와 이동통신사업자(이통사)의 온도 차가 극명히 엇갈리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위는 휴대전화 요금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올리고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월 1만1000원의 통신비를 감면한다. 이 방안은 이르면 올 가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위는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통신 기본료 1만100원 폐지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이통3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지난 6일 국정위는 미래부가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며 관련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소비자 견해, 공급자 견해, 시민단체 견해, 정치권 견해를 다 들어보고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통신비 인하 방안 주요 내용으로는 △어르신(기초 연금받는 65세 이상)·저소득층에게 기본료 폐지 수준의 감면혜택 제공 △일반 이용자 대상 요금할인율 25%로 상향 △공공 WiFi 확대 구축 △보편 요금제 도입 등이다.
전체 기본료 폐지 대신 빈곤층의 기본료 폐지를 택하며 일반 이용자에게는 요금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해 혜택을 주겠다는 모양새다.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들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 중으로 월 1만1000원의 통신비를 새롭게 감면하기로 했다. 또한 저소득층은 이미 받고 있는 감면 혜택과 추가로 월 1만1000원 감면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329만 명의 저소득층이 최대 5173억 원의 통신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요금할인율 25% 상향은 고시 개정 등 약 2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조정될 예정이다. 국정위는 25% 요금할인제가 도입되면 1900만 명에게 최대 1조원의 비용 절감 혜택이 돌아간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국정위는 이번 통신비 인하 방안을 통해 최대 4조6273억 원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번 통신비 방안을 보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강 모(29)씨는 "기본료 폐지는 안됐지만, 그래도 국민 모두에게 혜택을 주려고 국정위가 노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이 모(31)씨는 "문 정부의 기본료 폐지 공약을 기대했는데 역시나 하는 마음"이라며 "미래부 보고 보이콧 등 기본료 폐지에 열을 올렸으면서 왜 한발 물러선지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와 국정위는 공약 이행을 다시 한 번 검토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선택약정은 지원금을 받는 가입자와 받지 않는 가입자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인데 취지에 맞지 않게 요금인하 수단으로 잘못 활용되고 있다"며 "이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법률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선택약정 가입이 대세가 되면 유통구조 급변과 수익감소로 인해 유통망의 피폐화는 물론 일자리 감소 등 이동통신 생태계는 어려워 질 것"이라며 "강행은 말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국정위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업계는 현재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정위는 "통신사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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