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 인선(人選)이 인사청문회장에선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이 이어지는 등 혼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추가 낙마자가 발생할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진다.
◇ 안경환, 후보자 사퇴 ‘파장’…역대 정부에선?
지난 16일,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후보자 가운데 첫 낙마자가 등장했다. 바로 허위 혼인신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안경환 후보자다. 안 후보 낙마 이후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늘 법무부장관, 국가권익위원장, 미래부 1차관 등에 대한 인선이 있었다. 법무부장관 후보자인 박상기 연세대 교수는 경실련 공동대표를 맡는 등 사회 참여를 활발히 해왔으며, 안경환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비검찰, 로스쿨 출신이다"라며 "청와대가 지난 안경환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사전 검증을 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계 일각에선 이명박·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인선 당시 낙마자 수가 더욱 많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초대 내각 인선 과정에서 낙마자 3명이 나온 바있다. 이 중 첫 낙마자는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였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신과 자녀 명의로 전국에 40건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어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와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가 물러나며 당시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6명의 낙마자가 나오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정권에서도 ‘부동산 투기’가 주요 낙마 사유가 됐다. 인수위원장을 맡았다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준 변호사는 두 아들의 병역 면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다. 또 김종훈 당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후보자,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장관급)와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차관급) 등이 차례로 낙마했다.
이에 일각에선 역대 정부의 사례를 들어 문재인 정부가 비교적 ‘잘한 인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정계 관계자는 지난 2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경환 후보자 사퇴 사례만 제외하면, 사실 과거 정부와 비교했을 때 자진사퇴 사례는 적었다”고 설명했다.
◇ ‘고시출신’ '전직,현직 의원' 무난히 통과
반면, 야권의 반발없이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한 후보자들도 있었다. 특히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열렸던 이번 청문회에서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18∼19대 국회에서 상당 기간 농해수위 위원으로 활동한 김 후보자가 사실상 ‘전직 의원 프리미엄’ 덕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 날카로운 신상 관련 의혹은 거의 제기되지 않은 가운데, 일부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중 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3권의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같은 내용을 중복 게재한 사실을 꼬집었으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축하한다. 청문회에 잘 임하셔서 잘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덕담하기도 했다.
‘고시 출신’ 고위공직자 후보들도 인사청문회를 큰 진통없이 청문회를 마쳤다.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 의혹이 불거졌던 비고시출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7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 의원들도 한승희 후보자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았고 최순실 일가 은닉 재산 추적을 촉구했다. 한승희 후보자는 행정고시 출신이다.
또한 모든 역대 정권에서 요직에 기용됐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했다. 인사청문회에서도 김동연 당시 후보자에 대한 공격은 거의 없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역시 행정고시 출신이다.
하지만, 여전히 추가 낙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야3당이 ‘부적격 신3종 세트’를 지정해 강한 비판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은 이른바 ‘부적격 3종 세트’ 후보자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해 자진 사퇴를 요구했고, 여권은 청문회 시작 전 사퇴 요구는 정치 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앞선 관계자는 "아직 인사 청문회가 남아있다. 야권에서 상당히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추이를 더 지켜봐야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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