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무역 불균형' 도마위…베트남 사례,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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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무역 불균형' 도마위…베트남 사례, ‘재조명’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6.3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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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북한,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 등 많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이하 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백악관 만찬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이와 맞물려 오는 30일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열린 베트남-미국 정상회담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회담에서도 ‘무역 불균형’ 문제를 주요 논제로 꺼내며 눈길을 끈 바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의제가 이뤄졌음을 강력 시사했다. 한미 간 최대 쟁점(爭點)으로 여겨졌던 사드배치 대신, 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가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한미 FTA와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하며 ‘끔찍하다(horrible)’는 표현을 쓰는 등 강한 비판을 해왔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는 이번 회담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워싱턴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 앞서 “북한과 엄청난 대화(tremendous discussions)를 할 것"이라면서도, "이틀간의 회의에서 북한과 무역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강조, 한미 FTA 재협상 논의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간 상견례 및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뉴시스

◇ 文대통령이 미-베트남 사례에서 얻을 교훈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 발언에 지난 4월 열렸던 미국-베트남 정상회담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유력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마트(Diplomat)> 또한 지난 27일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경제(무역) 이슈에 대해 세밀하게 프레임화 할 필요가 있다”며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해 협상한) 미국-베트남 정상회담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對)베트남 무역적자는 32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정부가 지속적으로 베트남과의 무역적자를 지적했던 이유다. 트럼프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철회하기에 이르자, 베트남 정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준비가 이미 됐다”고 적극 응대하면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 지난 4월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이다.

이에 푹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메커니즘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밝혔고, 미국은 “상호 무역 불균형 해결”을 우선적으로 강조했다. 무역량 격차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불만을 베트남 정부가 어느 정도 풀어준 셈이다.

더 나아가 베트남 정부는 80억원 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을 수입한다는 내용을 담은 협상에 사인을 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협상엔 미국과 베트남간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인 GE와의 55억8000만달러 규모의 발전 설비, 항공기 엔진 공급이 포함되어 있었다. 양국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협력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푹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들에게 베트남이 미국 기업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했다면서 감사를 표명한 뒤, “미국에는 일자리를, 베트남에는 좋은 장비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아시아 국가와의 무역적자 해소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정부와 관계를 정립할 문재인 정부 또한 이에 유념해야한다는 조언이다.

<디플로마트>는 “한국에서도 경제문제는 매우 민감한 이슈다”라며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 순조롭지 않다면, FTA 재협상에도 상당한 리스크를 껴안아야할 수도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한·미 FTA가 양국간 교역에 서로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호혜적으로 발전되고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며 재협상을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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