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한·미 정상회담은 동상이몽"
정승연 인하대 교수 "경제통상, 숙제와 부담 떠안게 돼"
이인배 당 수석전문위원 "북핵문제, 韓·美 궤 같이 하지 않을 수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지난 2일 밤 귀국한 가운데, 바른정당은 3일 정상회담에 대한 성과와 한계점 등을 평가하고 향후 한‧미관계의 발전 방안 및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한미정상회담 관련 긴급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바른정책연구소와 정책위원회 주최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정운천 최고위원과 정문헌 사무총장, 오신환 대변인, 김세연‧강길부‧박인숙‧정병국‧이학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 패널로는 남성욱 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 원장, 최진욱 리츠메이칸대학교 객원교수, 정승연 인하대 교수, 이인배 당 수석전문위원 등이 자리를 지켰다.
정병국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무언가 이뤄진 듯하지만, 전혀 합의 본 게 아무것도 없다. 자괴감이 드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문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해보겠다고 하니까, 트럼프가 ‘그래 한번 해봐’ 이정도이지, 미국은 그 대화를 무색하게 할 카드를 쥐고 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코 갈 수 없다. 그래서 북핵 문제 만큼은 한‧미 동맹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정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향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에 있어서 가장 이슈가 될 사드는 아예 제껴놨다”고 비판했다.
최진욱 리츠메이칸대학교 교수는 “미국 측에서 문제를 쉽게 낸 것 같다”면서 “북핵 접근에 대한 이견, 웜비어 사건 이후 북한 체제 인식에 대한 문제 등 어렵고 구체적 사안이 없었던 게 다행이었다. 큰 틀에서 한미동맹 강조와 신뢰를 구축한 게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FTA 재협상과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제기했기 때문에 재협상으로 밀어붙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금 현재 한국과 무역 재협상을 하고 있다(We are renegotiating a trade deal right now)”고 말한 바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있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랑 함께 압박이 올 것 같다”면서 “사드배치문제는 한미동맹을 넘어서 한미일 협력체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냐의 문제다. 일본이 의심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양국 공동성명에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라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이것은 항상 원론적으로 미국이 허용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한‧미 정상회담을 ‘동상이몽’이라고 요약했다.
남 교수는 “미국은 FTA라는 실리를 위해 경제가 중요했고, 안보는 다음이었다. 우리는 북한이 중요했고, 경제는 조금 다음 문제였다”면서 “서울 민주당 정부와 워싱턴 공화당 정부가 같은 꿈을 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승연 인하대 교수는 “경제통상에 있어서는 숙제와 부담을 떠안게 됐다”며 “사전 예방 차원에서 40조 이상의 투자 카드를 들고 갔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FTA 재협상 문제는 합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일방에서 요구하게 되면, 의무사항이다”면서 “어차피 미국이 화두를 던졌기 때문에 우리는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내어줄 것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농업까지 뜯어고치는 전면적인 재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자동차와 철강 등 부분 수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인배 당 수석전문위원은 “내가 우려하는 부분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정부와 미국정부 간 궤를 같이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북한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주도권을 트럼프 정부가 인정했다고 언론에서 많이 보도를 하는데, 그런 거 없다. 한반도 평화적 통일 기반 조성에 있어서 한국의 ‘leading role(주도적 역할)’을 인정한다는 딱 한 문장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즉, 'leading role'은 외교에서 사용되는 의례적 표현에 가깝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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