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게임업계에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3N’이라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경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소 게임사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게임업계 3대장 ‘3N’, 2분기는 ‘맑음’
11일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5041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실현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오랜 기간 게임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넥슨(4778억 원)보다 263억 원 높은 수치이다.
더불어 영업이익(1051억 원)과 당기순이이익(781억 원)도 전년동기 대비 99.66%, 140.49% 늘어났다. 다만 직전 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었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주춤하면서 전분기보다는 각각 47.47%, 46.54% 감소했다.
넷마블이 호실적을 달성한 데는 해외에서의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넷마블의 해외 매출은 2791억 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 중 52%를 차지했다. 또 올해 2월 인수한 북미 개발사 카밤의 실적도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온전히 반영되기 시작했다.
넷마블에 밀려 왕좌자리에서 내려온 넥슨도 전년동기보다 23% 증가한 4778억 원의 2분기 매출액을 달성했다. 영업이익(1653억 원)과 당기순이익(1974억 원)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2%, 157% 상승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률의 경우 무려 35%에 달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한 스테디셀러 게임의 선전을 통해 호실적이 이뤄졌다고 이야기한다. 2분기 중국 던전앤파이터의 9주년 업데이트가 진행된 것은 물론, 업데이트를 맞아 아이템을 판매함으로써 예상치를 뛰어넘는 매출액을 달성했다는 것.
실제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이사는 “대표 스테디셀러 게임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의 견고한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2분기에도 지난 1분기에 이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망치를 상회하는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마지막 3N인 엔씨소프트도 전년동기보다 8% 늘어난 2586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단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6억 원, 308억 원으로 같은 기간 56%, 66% 줄어들었다.
다만 업계안팎에서는 엔씨소프트에 대해 2분기 실적보다는 3분기 실적이 기대된다고 강조한다. 주력 IP(지적재산권)인 ‘리니지’를 근간으로 한 ‘리니지M’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 ‘아이온’과 ‘블레이드&소울’ 기반의 모바일게임이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 등이 주요 이유이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투자 황승택 연구원은 “리니지M이 8월 ‘판도라의 유물’ 출시 후 기존 최고매출(130억 원 내외)를 경신했고, 사용자 트래픽도 안정적인 추세”라며 “평일 오후 130개의 서버가 아직도 전부 ‘혼잡’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견조한 일매출에 대한 근거로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非 3N, 컴투스 제외하고는 눈물 바다
비(非) 3N 중 그나마 선방한 게임사로는 컴투스 정도가 꼽히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 8일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1293억 원의 매출액과 49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2.2%, 0.7%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 당기순이익(375억 원)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다.
하나금융투자 황승택 연구원은 컴투스의 실적 발표 직후 “주력게임인 ‘서머너즈 워’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라이프사이클을 기록하고 있다”며 “하반기 ‘체인스트라이크, ‘버디크러쉬’ 등 4개 내외의 신규게임이 출시될 전망이기에 안정적인 수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모바일게임 ‘갓 오브 하이스쿨 with 네이버 웹툰(이하 갓오하)’을 서비스하고 있는 와이디온라인은 같은 기간 매출액 62억 원, 영업손실 19억 원, 당기순손실 41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갓오하 업데이트 효과로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18% 가량 늘어났으나, 마케팅 비용의 증가와 함께 무형자산 손상 인식이 발생함에 따라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웹젠도 주요 신작 게임이 하반기 출시되다 보니 2분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웹젠의 2분기 매출액은 437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8.8% 감소했다. 영업이익(112억 원)과 당기순이익(100억 원)도 각각 23.6%, 11% 줄었다.
현재 웹젠은 뮤 오리진의 후속 모바일 MMORPG인 ‘기적MU: 각성’과 ‘기적MU: 최강자’ 등의 중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외에도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위메이드, 한빛소프트 등 역시 호실적을 기록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게임업계를 살펴보면 중견 게임사를 보기 힘들다”며 “이는 조금 괜찮은 개발사가 등장하면 대형 게임사가 자본을 통해 인수 혹은 지분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이어 “특정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업계가 돌아가다 보니 양질의 컨텐츠가 등장하지 않는 것 아니겠나”며 “업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순환할 수 있는 투자 흐름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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