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솔직한 여배우, 그래서 사랑하고 싶은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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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솔직한 여배우, 그래서 사랑하고 싶은 ‘박진희’
  • 최지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09.06.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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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배우의 삶속에 비친 ‘아름다움’
언제나 한결같이 아름답고 예쁜 ‘박진희’
 
1997년 연예가 중계의 리포터를 맡던 작은 소녀가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그녀의 이름은 박진희. 그녀를 처음 본 것이 97년도 ‘스타트’에서였으니까 12년동안 그녀를 봐왔다. 봐오면서 느껴지는 건 언제나 한결같다는 점이다. 아름답고 예쁘고, 언제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의 12년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박진희의 얼굴을 알리게 된 것은 휴대폰 CF에서였다. 1998년에 배우 양택조 씨와 함께 출연한 휴대폰 광고에서 박진희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다리를 휴대폰에 차고 빼어난 각선미를 보여주며 일명 ‘걸리버 걸’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 광고 뒤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있어요. 다른 인기 여배우가 원래 내정돼 있었지만 개런티가 너무 비싸 보류된 상태였는데, 당시 CF감독님이 ‘여고괴담’에서 새침한 모범생 역을 맡았던 내 모습을 보고 캐스팅 제의를 해 성사됐죠. 하지만 그 광고가 그렇게 많은 인기를 끌 줄 몰랐어요. 특히 군인들에게 인기가 대단했는데, 심지어 신문지 광고 속 자신의 다리를 오려 팬레터를 쓴 군인도 있었어요.”
 
그녀의 첫 영화 ‘여고괴담’ 한국영화 호러 프랜차이즈 ‘여고괴담’의 원조. 벌써 5번째를 맞이해서 오는 6월 중순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여고괴담이 나은 스타들은 박진희 이외에도 최강희, 공효진, 박예진, 김민선, 송지효, 박한별, 김옥빈, 서지혜, 차예린, 조안 등이 있다. 특히 처음 여고괴담으로 얼굴을 비춘 신인들이 스타덤에 오르며 ‘스타의 등용문’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얻기도 했다.
 
이어 영화 ‘영풍연가’에서는 고소영의 여자 친구로, ‘간첩 리철진’에서 주연 ‘화이’역으로 나온다. 연풍연가에서는 장동건, 고소영· ‘간첩 리철진’에서는 이문식, 신하균, 박인환, 유오성, 정재영 등 당시는 별로 톱스타들은 아니었지만 지금 엄청난 위상을 자랑하는 배우들과 같이 연기를 했다.
 
2000년 그녀의 대표적인 영화 두 개가 개봉하는데 ‘하면된다’와 ‘산책’.
‘산책’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영화고 지금 봐도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영화다. 김상중, 박진희, 박근형, 양진성, 이명호, 정호근 등이 출연했고,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다.
 
‘하면된다’에서는 코믹연기를 처음 선보였다. 소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보험사기단 가족을 소재로 보험금을 타기 위해서 손가락을 자르려고 시도하고, 교통사고 당하려 하기도 하고, 결국에는 가족끼리 서로 배신하는 내용으로 당시에는 상당히 충격적인 소재였다. 지금은 소식이 궁굼한 배우 정준 씨도 주연으로 나왔고 이범수 씨도 나와 큰 웃음을 줬다.
 
2003년 영화 ‘별’에서 유오성과 다시 만난다. 흥행에서는 참패했지만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찍을 때 엄청 고생했을 것 같은 영화고 지금 봐도 참 좋고 정말 따뜻한 영화다. 박진희는 수의사 역할로 나오고 유오성는 너무 순박하고 착하며 어떻게 보면 너무 고지식하고 소심한 그런 역할로 나온다. 개(알퐁소)의 연기가 압권이다. 스토리도 괜찮고 배우 공형진도 나와 맛깔난 조연연기를 보여준다.

 

 
"즐겁게 쵤영할 수 있는 작품이 최우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별’의 참패 때문에 주위에서 박진희를 바라보는 걱정스런 시선이 쏟아졌다. 하지만 박진희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배우로서 자신감과 배짱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박진희는 ‘별’ 이후에도 작품 제의가 끊이지 않았지만 2년 동안 스스로 공백기를 가지게 된다. 그동안 박진희는 자신에게 맞는 역할, 배우로서 자신을 성장시킬 작품을 찾았다. 수입이 급격히 떨어져도 금전적인 유혹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일례로 박진희는 2004년 한 공포영화에 고액의 개런티에 캐스팅 돼 계약금까지 받았다. 하지만 영화 촬영을 앞두고 완성된 시나리오가 계약할 때와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나오자 계약금을 돌려주고 출연을 철회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어릴 때는 한시라도 방송이나 영화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으면 잊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젠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아요. 오래 기다리더라도 내가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작품만 하고 싶어요.”
2005년 드디어 연애술사로 깜짝 변신하며 컴백한다.

“매번 다른 캐릭터 연기를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주위에서는 그저 ‘착한남자’로만 보시는 것 같아요.”(정훈)
“같은 캐릭터 연기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데도 많은 분들이 ‘비슷하다’고 하세요. 반성해야 할 대목이죠.”(진희)

두 명다 영화 속 캐릭터가 실제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면이 많아 촬영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박진희는 연애술사 이후 만남의 광장, 궁녀에 이르기까지 항상 전국관객 100만 명이상 동원하며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영화 러브토크가 2005년에 개봉했다. 박희순, 배종옥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정말 멋진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 한편으로 그리고 그들의 대사에서 위로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다.
 
“누구에게나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여지는 모습이 있잖아요. 내게도 분명이 이런 면이 있고, 그래서 극중 영신에게 애정을 느껴요”
“연기자는 공인이라는 생각에 인터뷰 하나하나, 기사 한 줄에도 신경이 곤두서곤 했지만 그런 아집을 포기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언제부터인가 ‘진실함이 있다면 언젠가는 이해가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영화 만남의 광장에서 또 다른 연기변신을 시도한 박진희. 이번에는 북한 아나운서로.
“성격이 다양한 캐릭터라서 흥미를 느끼며 촬영하고 있어요. 대남선전 방송 아나운서의 프라이드에 예쁘다고 생각하는 공주병, 그리고 인간적인 모습에 희생정신까지 각각 다른 모습을 한 배역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임현식, 임창정 등 베테랑 연기자들과 연기한 것도 박진희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두 배우의 순발력과 집중력, 캐릭터 묘사 등을 배웠으며 다음 작품을 할 때도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은 장면에서도 매 컷 다른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임현식 씨의 능력이 놀라웠고 코믹한 캐릭터 구축에 관해서는 임창정 씨의 능력에 놀랐다.”
 

 
“현장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내 스스로 집중하는데 가장 고민하고 신경을 썼던 부분은 ‘천령’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만 항상 뭔가 닫힌 것을 열고 나가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내 마음을 열고 갇혀 있다는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느낌이 더해지면서 심적으로 우울해졌다기보다 갑갑하고 조여 있거나 갇혀있다는 느낌이 있어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가 아닌 촬영을 하면서 더 힘들었던 작품이었어요.”

‘궁녀’로 첫 사극 도전 호평 받아
 
개인적으로 박진희에게는 첫 사극 도전이었고 오랜만에 단독 주연인 영화였다.
 
“박진희는 단아한 이미지와 강인하고 정의감 넘치는 이미지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다. 궁녀의 모든 캐릭터들을 아우르며 사건을 당차게 해결해 나가는 리더쉽 강한 천령에 더할 수 없는 적역이었다.” -정승혜 대표의 말中
 
영화 ‘달콤한 거짓말’에서 박진희는 연애술사에 이어 또다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박진희가 연기하는 ‘한지호’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캐릭터다. 서른을 코앞에 두고서도 연애한번 재대로 못해봤고, 술을 마시면 지갑에 품고 있는 고등학교 첫사랑 사진을 꺼내 보이며 주정을 부리고, 방송국에선 대본을 쓰는 프로그램마다 조기종영을 당하는 그런 캐릭터로 나온다.
 
지호는 기존 한국 로맨틱코미디에서 거의 볼 수 없던 인물이다. 굳이 비교한다면 브리짓 존스라든가, 일본 코미디영화에서나 가끔 볼 수 있던 독특한 여주공이다.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지만 막상 이를 연기하기 위해선 엄청난 연기력이 필요하다.
 
“하나의 캐릭터 속에서 롤러코스터를 마구 탈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선과 악까지는 아니더라도 완전히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부담을 느낀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 더 롤러코스터를 재밌게 탈 수 있을까하고 늘 생각했다.”
 
1999년 KBS ‘유정’ 2000년 KBS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2001년 KBS ‘비단향꽃무’ 2001년 SBS 설날특집드라마
2005년 일본 CS 위성 TV ‘사랑한 뒤에’

 
박진희가 초반에 맡았던 캐릭터는 우울한 캐릭터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 배우는 조금 접근하기 어렵고 다가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원래 성격은 밝고 씩씩한 성격. 그래서 우울한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던 박진희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제게는 용감하고 씩씩하게 더 맞는 것 같긴 한데, 기본적으로 우울한 모드도 좋아해요.”
 
2002년 MBC ‘그대를 알고부터’ 2006년 KBC ‘돌아와요 순애씨’ 2007년 SBS ‘쩐의 전쟁’
 

 
“제 성격을 아는 사람들은 제가 청순가련형 역할을 맡으면 오히려 ‘미스캐스팅’이라고 비웃어요. 제 셩격 그대로 보여주는 게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슬픈 표정만 짓는다고 슬픈 분위기가 연출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오히려 슬플 때 씩씩하게 밥 먹는 모습이 이 더 슬퍼 보이잖아요.”

힘든 연기활동 중에도 공부의 끈 놓지 않아
 
그리고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2006년 가을학기부터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 우수한 학점을 유지하기까지. 마지막 논문을 앞둔 박진희는 박사과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연기자를 관두면 뭘 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어른들이 한결같이 공부를 권하더라고요. 학교다닐 때는 공부가 그렇게 싫더니만 필요해 의해 대학원에 가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덕분에 결석도 한번 안했고, 학점도 B학점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어요.”
 
박진희와 최정윤은 연예계에서 알아주는 단짝 친구. 1998년 미우나고우나에 출연하며 처음 만났고 2001년 KBS2 ‘비단향꽃무’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고, 말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아는 그런 친구사이라고.
 
“서로 성격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친한 친구사이로 남아있는 것 같다.”
장현주 매니저의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톱스타 오승아가 예전 자기를 도와 준 적이 있는 매니저를 찾아가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하는 장면이 남의 일 같지 않던데, 배우와 매니저 사이에 끈끈함과 의리, 충분히 있잖아. 나 역시 박진희와 10년째 일을 하며 인간적인 정을 많이 느끼니까, ‘돌아와요 순애씨’로 박진희가 소위 A급이 됐을 때 여기저기서 돈으로 유혹하는데 많았을 텐데도 흔들리지 않고 믿고 따라와 준 박진희에게 많이 고맙더라고.”
 
박진희 씨를 10년이 넘도록 봐왔지만 참 한결같은 사람이다. 10년전의 인터뷰를 보더라도 지금과 다르게 말을 하지도 않고, 어느 예능프로에 나와서 “저한테 질문할게 그것밖에 없으세요?”라고 물을 정도로 정직하고 일관된 삶을 살아오신 분.

어느 순간부턴가 내안에 팬을 넘어서 존경하는 사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사람의 연예인을 바라볼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고 박진희 씨의 삶을 정리하다보니 그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내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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