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계가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무슬림 관광객 모시기에 분주한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모습이 당분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 ‘유커’를 대신할 관광 수요 창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업계 처음으로 최근 잠실점 에비뉴엘에 무슬림 기도실을 따로 설치했다. 기도실에는 하루 5번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해야하는 무슬림 쇼핑객들을 위해 코란을 비치해 놓고, 기도 전 손발을 씻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무슬림 관광객이 늘면서 기도실을 찾는 수요도 증가해 무슬림 기도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98만 명으로 2015년보다 33% 늘었다. 올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져 4월에는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의 관광객이 전년 동월 대비 15.1% 늘었다.
또 롯데백화점은 할랄 식당을 오픈할 계획이다. 할랄이란 이슬람교도가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리·가공된 제품을 말한다.
무슬림은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 술 등을 먹지 못하고, 소나 닭 같은 육류는 율법에 따라 도살되고 가공된 것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무슬림 관광객의 백화점 방문이 늘면서 이들에게 실용적인 관광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모션과 시설들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유커의 빈자리로 타격이 큰 면세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일찍부터 무슬림 관광객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미 지난 3월 동남아와 무슬림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남이섬과 협약을 맺고 관련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 바 있다.
갤러리아면세점의 경우 63빌딩 내 고급 레스토랑 4곳 모두 할랄 인증을 획득, 무슬림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관광객 뿐 아니라 국내 거주하는 무슬림 유학생과 직장인이 많아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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