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감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들의 성적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본차가 미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생산·판매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29일 KOTRA 자료에 따르면 토요타, 닛산 자동차 등의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미국 판매량이 전년 실적을 밑돌고 있다는 점에 착안, 수요가 높은 SUV 모델들의 판매 확대에 집중하며 미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토요타는 지난 5월 한달 간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0.5% 줄어든 21만8248대를 판매, 보합권을 유지했다. 5월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0.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치다.
같은 기간 토요타의 미국 내 차량 생산 대수는 대표 SUV 모델 '하이랜더'와 픽업 트럭 '타코마' 등의 생산이 주를 이루며 전년 동월 대비 0.7% 늘어난 11만6000대를 기록, 4개월 만에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또 다른 일본차 브랜드인 닛산자동차 역시 미국 생산 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7% 늘어난 8만7469대로 집계됐다. 픽업 트럭 '타이탄' 등의 미국 현지 생산이 증가했고 일본과 한국에서 수출 중인 SUV '로그'의 생산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닛산의 5월 미국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3% 늘어난 13만7471대로 나타나 상승세를 탔다.
반면 현대차는 5월 미국시장 판매량이 6만1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하며 일본차와는 달리 큰 폭의 부진을 겪었다.
미국 시장 볼륨 모델인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판매량이 26% 감소한 1만6407대로 나타났고, 쏘나타 또한 21% 감소한 1만2605대에 그치는 등 중소형세단의 부진이 심화된 탓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일본차 브랜드들의 현지 판매 전략을 교훈삼아 SUV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SUV 수요는 높은 반면 승용차 판매비중은 최저치를 보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대차가 미국 내 주요 브랜드들 중 SUV 비중이 가장 낮고 중소형세단 비중이 높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임지훈 KOTRA 일본 나고야무역관도 "국제 유가 가격의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시장 내 휘발유가 적게 드는 소형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SUV 수요는 많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SUV 수요 증가 움직임은 국내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던 소형차·세단 차종이 아닌 SUV로의 생산 전환을 통해 미국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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