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주요 배터리 업계 임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쉐라톤 팔레스호텔에서 백운규 장관 주재로 이차전지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LG화학 이웅범 사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윤예선 사업대표, 코스모신소재 홍동환 대표, 포스코켐텍 이영훈 대표, W-Scope 최원근 대표, 엔켐 오정강 대표, PNE솔루션 정대택 대표, 전지협회 정순남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백 장관은 “일본, 중국 등과 경쟁이 치열한 중대형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해 2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전지업계가 국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걸림돌을 적극 발굴·해소하고, 전기차 등 수요산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등 2차 전지시장 창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는 이달부터 오는 2020년까지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배터리 3사는 전기차용 2차전지 성능 혁신과 고도화 등 기술개발을 위해 약 61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로 했다.
나아가 오창(LG화학), 울산(삼성SDI), 서산(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생산설비 증설 및 신규 구축에 총 2조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한편으로,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전기차 보조금 문제 △코발트 등 이차전지 원자재 가격 급등 △이차전지 소재·장비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 등의 애로·건의사항을 호소하기도 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불똥이 튄 것이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이 제시되지는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에 합작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공장 가동을 지난 1월부터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삼성SDI와 LG화학 등의 중국 현지 공장 가동률도 10~20% 이하로 하락했고, 이들 업체들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중국 정부로부터 9개월째 보조금 지원 명단에서 제외되고 있다.
송호준 삼성 SDI 상무는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기간에 중국 배터리 사업이 회복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대표도 중국 배터리 공장의 재가동 시기와 관련, "사드문제 때문에 언제 재가동 될지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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