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효성그룹이 조현준 체제로의 세대교체를 이루고 100년 기업을 향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조 회장 취임 9개월여를 지나는 현재 효성은 성과중심의 조직체계 개편, 경영시스템 개선, 스판덱스·타이어코드·중공업·정보통신 등 주력사업 부문의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확대 등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올해 초 회장 취임에 이어 지난 7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효성그룹의 본격적인 ‘경영 3세’ 시대를 열었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소통과 경청’으로 요약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월 취임식에서 “효성을 경청하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경청이야말로 ‘100년 효성’으로 갈 수 있도록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핵심철학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과장·차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언제든지 보고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이메일·메신저 등을 통해 편하게 연락하라”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소통을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울산, 구미, 창원 등 국내 5개 생산공장을 방문해 “고객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소통을 중시하는 조 회장의 스타일을 짐작케 한다.
조 회장은 경영 실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왔다. 1997년 효성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한 조 회장은 2007년부터 섬유·정보통신PG장 겸 전략본부장(사장)을 맡아 만년 2위에 그치던 제품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가 이끌었던 섬유PG는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의 중심축이 됐다.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중공업부문에도 뛰어들어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와 신사업 확대를 통한 흑자전환을 이뤄내는 성과를 보였다.
100년 기업 향해 젊고 실력있는 경영자와 함께 탈바꿈
조현준 회장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되면서 효성은 올 1분기 매출 2조8711억 원, 영업이익 2323억 원으로 역대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는 쾌거를 누렸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 11조9291억 원, 영업이익 1조163억 원으로 사상 처음 영업익 1조 원대 시대를 맞은 바 있다.
효성의 2분기 실적은 매출 3조1085억원, 영업이익 21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0.8%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33.6% 감소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에 다시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 이연된 중공업 부문 매출이 3분기에 반영되고, 폴리프로필렌 생산능력도 기존 56만t에서 70만t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자재부문의 경우 타이어의 뼈대 역할을 담당하는 섬유보강재 타이어코드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건설 부문 경영효율성 확대, 폴리프로필렌(PP), NF3 등 화학제품의 수익성 개선, 중공업 부문 흑자전환 등 각 분야에서 또 다른 성장동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노력 역시 구체화되고 있다. 조 회장은 IT사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보통신PG장 시절 효성ITX를 2017년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전문기업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회장 취임 후에도 최근 중공업 부문과 연계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을 둔 에너지 효율 극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4차산업에 대비한 분야별 융·복합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효성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에선 사업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조 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효성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뉴 효성’ 시대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6일 효성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좌우명 : 원칙이 곧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