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임원 5명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이 12일 시작됐다. 이 부회장은 1심 선고 이후 48일만에 법정에 모습을 나타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번 항소심 공판에서는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이 항소 이유에 대한 요지를 10~20분간 발표하는 절차가 이뤄졌다.
특검은 항소 이유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에서 원심의 재판부 판단 중 일부가 법리적으로 잘못 적용됐고, 피고인들의 허위 진술 등 법질서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 등을 감안해 양형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특검은 “지난 1심에서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 대한 재단 지원 관련 204억원 뇌물공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정한 청탁의 개념에는 명시적 청탁뿐만 아니라 묵시적 청탁도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 판례”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과 관련해선 “2014년 9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의 단독면담에서 경영권 승계 지원을 대라고 한 정유라 승마지원 약속이 이뤄졌다”며 “재단에 지원한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이 부회장 입장에선 부정청탁의 대가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과 ’수동적 뇌물‘이 있었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를 인정했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간 독대 당시 경영권 승계 청탁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서로의 현안을 인식한 상태에서 뇌물이 오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묵시적 청탁’에 대한 법리해석이 상당히 모호한 만큼, 1심 판결을 놓고 일부에선 '무리한 법적용'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묵시적 청탁의 존재 여부를 입증할 만한 증언이나 증거가 매우 빈약하다는 점도 이 같은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서원(최순실)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반면, ‘정유라 승마지원’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등에 대해선 채택이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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