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가격 3사 중 가장 저렴
전용담배, 아이코스에서 호환 가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KT&G가 개발한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이 지난 7일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아이코스’와 ‘글로’ 등과 함께 시장 3파전 막이 올랐다. 릴은 가장 마지막 주자로 시장 선점을 놓쳤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공개되자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로 기대를 충족시켰다는 평이 나온다.
연속 사용 가능·휴대성 ‘강점’
릴은 앞서 출시된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BAT코리아 글로를 혼합한 형태다. 디바이스와 스틱 일체형으로, 크기는 글로와 아이코스의 중간 정도인 90g다. 색상은 ‘크리미 화이트’와 ‘사파이어 블루’의 2종으로 출시됐다.
또한 릴은 1회 2시간 충전으로 연속 20개비 이상 필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아이코스는 세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충전용 디바이스와 히트스틱으로 구분된 분리형으로, 1개피 사용 뒤 4분의 충전시간이 필요해 연속 사용이 불가능하다. 글로의 경우에는 충전 시간이 2~4시간 정도로 릴보다 길다.
전용 담배인 ‘핏(Fiit)’은 스틱에 가향 캡슐을 적용하면서 ‘히츠(아이코스)’와 ‘던힐 네오스틱(글로)’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에쎄 체인지와 비슷한 멘솔향을 구현한 ‘핏 체인지’와 산뜻한 애플민트향의 ‘핏 체인지 업’ 등 2종으로 출시됐다.
다만 릴의 일체형 구조가 BAT코리아의 글로와 유사하고, ‘히팅 블레이드’ 가열방식과 전용 담배 모양이 아이코스와 비슷해 특허권 침해 논란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인 가격 설정…“가격인상 고려 안해”
KT&G는 앞서 출시된 두 제품에 대적하기 위해 다소 저렴한 가격을 들고 나왔다. 릴의 권장소비자가격은 9만5000원이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성인인증 후 회원가입을 하면 할인코드(2만7000원)을 발급받을 수 있어 실제로는 6만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전용 궐련인 ‘핏’은 한갑당 4300원이다.
전용 궐련은 경쟁사와 동일한 가격이며, 기기는 할인가 적용 시 아이코스(9만7000원), 글로(7만원)보다 저렴하다. 후발주자인 만큼 우선은 공격적인 가격 설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릴의 가격이 얼마로 책정될지는 업계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지난달 20일 궐련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를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안건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임왕섭 KT&G 제품개발총괄 상무는 지난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현재는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담배 관련 세금이 단계별로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케팅적 측면에서 보면 제품 가격은 세금뿐 아니라 시장상황도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세제에 대한 부분도 검토하겠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다소 공격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형태의 스틱 제품에 대한 시장 내 초기 반응은 긍정적일 것”이라며 “디바이스 가격도 낮춰 후발 업체로서의 시장 진입 시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코스와 호환 가능…스틱 경쟁력 집중하나
전용 담배스틱 핏이 아이코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코스가 이미 지난 6월 이후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자들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KT&G가 기기인 릴보다 전용 담배인 핏 판매에 주력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 담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기기보다 스틱 판매가 수익성 측면에서도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G 측은 양사 기기에서 호환은 가능하지만 안전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 상무는 “아이코스 디바이스에 사용은 가능하지만 성능이나 기기 안정성은 담보할 수 없다”며 “가능하면 KT&G 릴과 핏을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성능과 안정성 측면에서 우려가 있지만 아이스코 유저들의 자발적인 호환 활용도가 높아진다면 릴 유통과 판매 관리(A/S)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최초로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에 가향 캡술을 적용한 점은 기존 아이스코 유저들을 유인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릴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예약 접수를 진행한 뒤 20일부터 핏(Fiit)과 함께 정식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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