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을 줄여 생산성 높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냐˝
˝노조는 파트너… 목적은 같은 데 생각이 다를 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새로운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고객 중심의 KB’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취임식과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허 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행장 직을 겸직하던 체제에서 분리된 후 처음으로 행장직에 선임됐다.
허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객과 직원들이 중심이 되는 KB를 만들고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KB국민은행을 꿈꾼다”며 “금융의 온기가 모두에게 느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 모두를 앞장 서 실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객의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그리고 여러분이 즐겁게 함께 해 줄 때 지속가능하고 경쟁은행이 따라올 수 없는 리딩뱅크가 완성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허 행장은 남은 임기 동안 KB국민은행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KB국민은행 만의 디지털 분야 속 강점을 알려달라. 또 발전을 위한 계획은 무엇이 있는지.
"KB국민은행의 디지털 분야의 강점은 가장 많은 고객 수와 거래량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담보한다는 점이다. 여러 은행들이 다 비슷해진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러한 역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IT 운영을 수행해 왔다. 이 부분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선해야 할 부분은 최근의 IT는 더 유연해지고 있다. 즉 여러 고객들과 이해당사자들의 개별적인 요구를 다 충족시켜야 하는 IT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쪽에 맞춰서 기존의 강점은 살리고 유연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임기 중에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인지.
"경영자가 자기 임기 내에 무엇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기간 내에 무엇을 정해놓고 해야 하는 것은 한정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요즘에 필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경영이다. 따라서 KB가 CEO의 임기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임기 동안 고객을 중심에 두고 행동하는 그런 KB가 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
-인력 효율을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할 예정인가.
"계획은 없다. 비용을 줄여서 생산성을 높이는 걸 생각하고 있다. 인원을 감축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희망퇴직의 경우 임금피크를 적용받는 분들에게 선택권으로 드리는 것이다. 이는 매년 하는 부분으로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대규모 희망퇴직과 연결되진 않는다."
-여성 임원 비율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은행의 경우 여성인력이 50%에 육박하는데, 그것에 비교하면 여성들이 부장급 이상으로 올라가는 비중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루아침에 개선하기엔 한계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용인되지 못했던 부분을 계속 찾아서 개선시킬 예정이다. 또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던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노조와의 관계, 해법은?
"노조와의 관계에서 왕도는 없다. 노조는 파트너고 목적은 같은데 생각이 다를 뿐이다. 노조도 삶의 터전이 잘 되길 원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는 목표에선 같을 것이라고 본다. (제 역할은) 중간에서 다른 부분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신뢰회복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겠다.
-지주와 은행의 분리경영이 시작됐는데, 윤종규 회장과는 어떤 차이점을 보일 계획인가.
"지난 3년 간 은행이 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지주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뒤처진 부분을 회복하기 위해 3년 간 열심히 해왔다. 따라서 지난 모습과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러나 (은행장직을) 물려받는 입장에서 윤종규 회장이 굉장히 잘 해줘서 어깨가 무겁다. 따라서 지주와 은행 간 커뮤니케이션을 상시적이고 진솔하게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윤종규 회장이 은행장직을 겸임했을 때 전략과 영업을 담당했던 임원이기에, 윤 회장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전에 미리 협의를 하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등 교감을 통해 이해해 나가겠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