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미만 승률…향후 위상은 높아질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지방선거가 178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인다. 특히 서울시·경기도 등 광역단체장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광역단체장은 정치적 입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향후 당권이나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로 알려져서다. 그런데 실제로 광역단체장들 중, 당권·혹은 대권을 거머쥔 이는 있을까.
서울시장에서 대통령으로, 이명박(MB) 전 대통령
MB는 광역단체장 중 가장 성공한 사례이자, 유일한 성공사례다. 지난 2002년 민선 3기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리고 청계천 복원사업, 서울숲 조성,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이 호평을 얻으면서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어 2007년 17대 대선에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서울시장은 ‘특급티켓’인가
수도로서의 상징성, 막대한 예산, 어지간한 작은 나라 규모를 운영해야 하는 서울시장직은 가장 대권에 가까운 자리다. 1995년 민선 1기로 당선된 조순 전 서울시장은 임기 중 대권에 도전했다. 그러나 결국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꿈을 접었다. 민선 2기 시장인 고건 전 서울시장 역시 대선 후보로 거론됐으나 출마하진 않았다. 이후 3기인 MB가 대통령이 된 이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거쳐 박원순 시장까지, 여전히 이들의 도전은 진행 중이다. 당권과 가까웠던 이는 아무도 없다.
대권 전패, 경기도지사 잔혹사
서울시와 나란히 어깨를 견줄 만한 광역단체장으로 경기도지사가 손꼽힌다. 서울보다 더 큰 지자체인 경기도지사는, 대권 후보로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대권·당권과는 인연이 없었다. 민선 1기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대선에 두 번 도전해 모두 패했다. 지난 20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 경선에도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역시 대권에 뜻을 두고 있었으나 모두 좌절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역시 2012년 대권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서 패했다.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는 바로 지난 20대 대선서 바른정당 후보 경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에게 밀렸다.
다만 당 대표는 이 전 지사가 선진통일당에서 한 차례, 손 전 지사가 통합민주당(2008년)과 민주당(2010년)에서 두 차례 맡은 바 있다.
달라지는 지자체장의 위상…수도권 밖은?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을 포함해, 그 외의 지자체장은 대개의 경우 대권은 물론 당권에도 도전한 사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김두관 전 경남지사,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대선에 도전한 바 있다. 홍 전 지사는 경남지사를 지내기 전후(각각 한나라당·자유한국당)로 당 대표를 맡는 특이한 이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나 과거 관선(官選)시절의 흔적으로, 지자체장의 정치적 입지를 그리 높게 치지 않았다. 과거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김봉조 민주동지회장은 국회의원 대신 경남지사를 하라는 YS의 권유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그 당시 지자체장은 중앙정계에서 멀어지는 길이었다. 국회의원보다 한참 낮은 위상이었다”고 회고했다.
간단히 정리해보는 광역단체장의 도전
수치상 정리에 큰 의미는 없지만, 확률로 따지면 광역단체장의 대권 도전 승률은 약 9% 정도다. 10%에도 미치지 못하니 열 명에 한 명도 안 됐다는 이야기다. 그나마도 MB의 사례가 있어서 유의미한 수치로 나왔을 뿐, 낮은 성공률이다.
광역단체장 출신으로 당권에 도전했을 때, 당선되는 경우는 이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반드시 당권만을 노리는 선거가 아닌 전당대회의 성격을 고려할 때 직접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정가에선 광역단체장의 정치적 비중은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여권 정계의 한 당직자는 1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지방자치, 지방분권 강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앞으로 광역단체장의 권한이나 (정치적)위상도 더 올라갈 것 같다”며 “대구시장, 광주시장이 대권을 잡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좌우명 : 행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