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파리바게뜨 사태를 두고 기존 민주노총 노조에 더해 한국노총까지 노조를 결성하면서 대화 해법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파리바게뜨는 양대 노총이 모두 제빵기사 고용 문제에 관여하게 되면서 상대해야 하는 노조가 2개가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위원장 문현군)은 최근 파리바게뜨 제빵 노동자 1000여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한국노총 계열 노조는 그동안 민주노총 계열이 주장해온 본사 직접고용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이번 파리바게뜨 사태의 또 다른 방향키를 쥐고 있다.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들은 파리바게뜨 8개 협력사에 소속돼 있는 제빵사들로, 노조는 조직 확대를 통해 전체 제빵기사 5300여명의 과반을 노조원으로 확보해 교섭대표 노조로서의 지위를 얻는다는 방침이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13일 파리바게뜨 본사의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지시와 관련해 “무엇보다 해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조합원들의 의향을 물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제빵기사들이 한국노총 소속 노조를 결성한 데는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파리바게뜨 임금꺾기와 불법파견 논란 관련 조사에 착수한 이래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약 4개월 간 앞장서 활동해왔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노총 계열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즉각적인 직접고용만을 해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노총 계열 화학섬유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은 7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체 제빵기사 5300여명을 대표하기엔 규모가 적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 측과 대화도 무산됐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가 민주노총 계열 제빵기사 노조와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지만, 민주노총 측은 협력업체가 대화 주체로 참여하는 것을 거부해 불발됐다.
민주노총 측은 한국노총의 행보에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한국노총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조직에 대해 “직접고용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 설립은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파리바게뜨가 대화 물꼬를 한국노총과 먼저 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 측이 직고용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민주노총 노조와 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민주노총과 달리 한국노총 계열 노조는 3자 합작회사를 통한 고용에 대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은 지난 8일 파리바게뜨 본사 대표 앞으로 노사 간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현군 한국노총 공공연맹 중부지역공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제조기사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어떤 고용 형태가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노동자들 간에도 이견이 있는 만큼 조합원 총의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일단 한노총 소속 노조 조합원들에 관해 파악 중인 상황이다. 동시에 3자 합작사 ‘해피파트너즈’는 지난 6일부터 제빵기사들과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있으며 현재 1500명 가량이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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