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PB 노브랜드, 전통시장 내 ‘노브랜드 스토어’로 승승장구
신세계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이마트 PB ‘노브랜드’와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PB전문 매장 ‘노브랜드 스토어’는 지난해 기준 7곳에 그쳤지만 현재 80곳으로 급증했다. 올 5월에 28곳에 그쳤던 매장이 불과 6개월 사이 점포수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안팎에선 오프라인 유통가가 온라인의 강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 이마트의 이같은 성과는 정용진 식 상생 경영이 통했다는 평이 나온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5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유통기업에 상생은 중요한 문제이며 지금도 늘 고민하고 있다”며 “좋은 상생의 사례와 전략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의 상생 전략은 노브랜드 스토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노브랜드 스토어는 서울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뿌리를 내리며 지역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중시했다. 이마트는 현재 전통시장 내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4곳을 운영 중이며, 다음 달 서울 경동시장에 5호점이 열 예정이다.
전통시장 내 입점하는 만큼 시장 상인과의 합의점을 마련하는 데도 집중했다. 기존의 모든 상생스토어에서는 전통시장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을 판매 품목에서 제외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지역적 특수상황에 따라 일부 면적만을 허용하고 노브랜드 신선식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여주 한글시장에 입점한 노브랜드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이곳은 공산품이 주력이기 때문에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시장 내에 전혀 없어 신선식품을 구매하기 힘들고 구색이 부족했다.
상품 구색의 부족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고객 감소로 이어지면서, 한글시장은 현재 165개 점포 중 10%가 넘는 21개 점포가 공실이었다. 이번에 이마트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부지도 2013년부터 5년 간 계속 공실로 방치됐다.
여주 한글시장 상인회는 시장 영업환경이 어려워지자 이마트에 상생스토어 먼저 입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마트는 주력 품목인 패션·잡화 등 관련 상품을 판매 품목에서 제외했다.
이처럼 노브랜드가 지역상권과의 상생을 중심으로 성장 중이라면 트레이더스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가격·상품 경쟁력에서 승기를 잡았다.
코스트코 넘보는 트레이더스…국산 신선식품 경쟁력 통해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이마트·이마트몰과 함께 주요 주요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1월까지 매출 증가율은 27.1%를 기록했다. 이는 온라인사업인 이마트몰 25.5%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3분기 기준 전국에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위례, 목포남악, 여수웅천, 김포풍무, 군포 등에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매장 수가 코스트코(13개)보다 많아진다.
3분기 트레이더스의 총 매출은 4104억원으로 전년비 25.3% 증가했다. 누적 매출은 1조1185억원으로 29.3% 늘었다. 트레이더스의 고속 성장은 같은 창고형 할인점이라도 경쟁사와 다른 전략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트레이더스는 경쟁사인 코스트코나 롯데 빅마켓과는 달리 연회비 없는 창고형 할인점을 내세웠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타 사와 달리 비회원제로 운영해 별도의 가입비도 없다. 또한 모든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국산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도 성장 비결로 꼽힌다. 수입고기와 수입과일에서는 이미 외국계 회사인 코스트코가 선점하고 있다고 판단, 대용량 국내산 신선제품을 질 좋고 저렴하게 판매했다. 그 결과 매출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신선식품 매출 수산물 비중은 45.6%, 채소 36.7%, 축산물 36.3%글 기록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노브랜드와 트레이더스의 사업 호조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 한 연구원은 “트레이더스는 2018년 성장률 약 15%를 보이고 영업이익률도 본사와 비슷한 수준인 5%가량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이마트는 애초 2020년에 노브랜드 매출 1조 원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18년에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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