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민주당 경선 통과 못해...김영춘, 대통령 눈치만 봐"
"박 전 대통령처럼 행동하는 홍준표, 오만하면 몰락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부산/송오미 기자)
부산이 심상치 않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약30여 년 동안 보수정당이 단 한 번도 부산시장 자리를 놓친 적이 없지만, 올해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강세가 이어지면서다. 민주당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쟁쟁한 후보군이 다수 포진해 있다. 자유한국당의 어떤 후보와 붙어도 이기는 판세다. 반면, 한국당은 서병수 부산시장, 박민식 전 의원, 이종혁 전 최고위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저조한 지지율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부산 출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과 맞물려 이런 분위기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시사오늘>은 지난 1일 박민식 전 의원을 만나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전 의원은 최근 당내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당협위원장(부산‧북구 강서구갑) 자리를 뺏겼으나, 부산시장 출마 의지는 확고했다. 그는 “서병수 시장이 후보가 되면, 얻어맞을 것(공격당할 것)밖에 없다”면서 “서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꽂아서 만들어준 사람이기 때문에 ‘적폐청산 프레임’에 딱 걸린다. 백전백패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의 카드인 내가 후보가 돼야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구정(舊正)지나면, 결국 박민식 대 서병수, 일대일 구도로 간다”면서 “당내 경선에서 이기면, 본선에서 여당의 어떤 후보가 나와도 격파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고, 민주당 복당 절차를 진행 중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향해서는 “오 전 장관은 오락가락하면서 민주당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줬기 때문에 절대 경선 통과를 못 할 것이다. 민주당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향해서도 “대통령 눈치 보면서 간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장관을 계속 하든지, 부산시장 후보로 나올 거면 얼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을 진행 중인 바른정당‧국민의당 후보와의 중도보수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도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야권단일후보를 만드는 노력이 시도될 것으로 본다”면서 “내가 한국당 후보가 되고, 그런 제안이 오면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당무감사와 부산시장 후보를 선정하는 문제를 두고 껄끄러운 관계가 된 홍준표 대표를 향해서는 “권력이 오만하면 몰락한다.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하고 있어서 걱정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90년 삼당 합당 이후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부산시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일 정도로 각종 여론조사에 민주당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 패배의 그림자가 한국당을 압도하고 있다. 이럴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의 카드가 나와야 한다. 그게 박민식이다. 내가 서 시장을 이기고, 후보가 되면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것이다. 선거판에 획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전처럼 하던 대로 하면 망한다. 서 시장처럼 밋밋한 사람으로는 택도 없다. 서 시장은 지금 시대랑은 전혀 안 맞는 스타일이고, 4년 동안 업적하나 못 만들었다.”
-홍 대표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선거다. 지금 한국당 내에서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사람들 중에서 지지율은 서 시장이 제일 높게 나온다. 서 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인 것 같다.
“현역 프리미엄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언론 기사의 공통점은 서 시장이 여당인 민주당의 어떤 후보와 붙어도 진다는 거다. 본선 이기는 게 목표인데, 서 시장 카드로는 백전백패다.
서 시장은 본인이 상대 후보를 공격할 상황이 못 된다. 엘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서 시장 측근들이 기소되고, BIFF(부산국제영화제) 때 ‘다이빙벨’ 상영금지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됐고,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실패, 일자리 20만개 창출 실패 등 얻어맞을 것(공격당할 것)밖에 없다. 게다가 친박 출신이다. 적폐청산 프레임에 딱 걸린다. 서 시장이 이번 선거에 나가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우리당이 지는 거다. 한국당은 제1야당이고, 도전자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선거 프레임은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로 가야 한다. 그런데 서 시장은 이걸 못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서 시장이 나오면 한국당은 무조건 진다.
또, 작년 하반기(7월부터 12월) 6개월 간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를 했는데, 서 시장이 꼴찌를 했다.
홍 대표도 서 시장으로는 안 된다는 걸 안다. 비단 홍 대표뿐만 아니라 부산 보수진영의 99%가 여기에 동의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조사 수치만 가지고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 지금 현재로서는 우리당에서 누가 나가든 진다. 우리당 내부적으로 역동성을 만들어야 한다. 당내에서 치열한 경선을 통해 후보의 경쟁력과 정통성을 업그레이드 시켜줘야 한다는 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우면 된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6대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를 했다가 낙선했는데, 그 다음 해에 바로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그때 사람들이 다들 “미쳤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나. 민주당이 그때 ‘전국 순회 경선’을 했는데, 노 전 대통령의 처음 지지율은 2%대였다. 그런데 광주를 기점으로 해서 에너지가 폭발하더니 지지율이 치솟았다.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경쟁력이 생긴 거라고 본다.
지금 부산 시민들은 홍 대표가 부산시장 후보를 만들어주는 걸 원하지 않는다. 부산 시민과 당원의 손으로 후보를 만들고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서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들어 준거다. 서 시장이 날마다 '박 대통령이 부산시장 하라고 했다'고 말하곤 했다. 그래서 내가 '자꾸 대통령 이름 팔 거면 청와대 비서실로 가야지, 왜 부산시장을 하느냐'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보면, 다들 대권주자 반열이다. 그런데 서 시장은 존재감이 없다. 그 이유는 핍박받으면서 스스로 정치적으로 큰 게 아니라 그냥 중앙에서 꽂아주니까 임명직처럼 부산시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같은 경우는 그동안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면 그냥 당선되지 않았나. 허남식 전 부산시장도 10년 동안 그 자리에 있었지만, 존재감이 전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경선을 하면, 이길 자신 있나.
“자신 있다. 지난 지방선거 새누리당 부산시장 경선을 보면, 박민식·권철현·서병수 삼파전을 했다. 그 당시 서 후보가 36.6%, 권 후보가 31.9%, 내가 31.2%를 기록할 정도로 박빙이었다. 그런데 나랑 권 후보는 같은 지역구에서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예전 장성만 의원(부산 북구갑) 시절에는 북구랑 사상구는 같은 지역구였다. 그래서 표가 갈렸다. 단일화하려고 몇 번 만났는데, 결국 안 됐다.
또, 지난 경선 때는 박 전 대통령의 영향으로 부산18개 지역구에서 절반이상이 친박인 서 후보를 밀어줬는데, 지금은 서 시장편이라고 할 사람들이 다 떨어졌다. 서 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은 유기준‧유재중 의원정도 밖에 없다.
게다가 당내 경선을 하면 부산 지역 당협위원장들의 영향력이 중요한데, 당내 핵심인 홍 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당협위원장들의 영향력 행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서 시장은 홍 대표랑 철천지원수다. 김무성 의원이랑도 사이가 안 좋다. 홍 대표가 지난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나갔을 때다. 그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되기 직전이라 인기가 매우 좋았다. 당시 최경환‧홍문종‧서병수 의원이 당권을 잡고 있었다. 친박에서는 박완수 창원시장을 경남지사 후보로 밀어줬다. 친박에서는 박 시장이 이긴다고 생각했는데, 경선을 해보니까 홍 대표가 이겼다. 서병수‧홍문종 의원이 못 믿겠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했다. 그때 홍 대표가 엄청 빡쳤다(화났다)고 하더라. 이후에 지난 부산시장 후보 경선 때 홍 대표가 나한테 전화로 ‘민식아, 니 병수 멱살 딱 잡고 확 흔들어야 한데이. 안 하면 안 된데이’라고 했을 정도다.
제일 중요한 3번째 이유는 어차피 이번 선거는 ‘세대교체 카드’로 간다. 여야 모두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확정성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서 시장은 70대를 바라보는 나이이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본선에서 내리막길 밖에 없는 사람이다.”
-홍 대표가 서 시장과도 관계가 소원하지만, 요즘 본인과도 사이가 안 좋지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지금은 좀 안 좋다. 그래도 선거가 임박하고, 명분이 생기면 또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사이가 안 좋아진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내가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계속 요구하니까, 기자들이 홍 대표한테 ‘서병수 시장도 그렇고 박민식 전 의원도 경선을 요구하는데,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홍 대표한테 말했다고 하더라. 그랬더니 홍 대표가 ‘중앙당에서 결정하면 되지, 박민식은 지역구 관리나 하지 왈가왈부하느냐’고 했다더라. 그때부터 틀어졌다.
이전에는 홍 대표가 작년 대선이 끝난 직후에 내게 사무부총장을 하라고 했다. 사무부총장은 초선 마치고 떨어진 원외 사람이 보통 많이 한다. 그런데 나는 국회의원 두 번했으니 안 맞아서 안 한다고 했더니, 홍 대표가 다른 의원들이랑 골프 치다가 ‘민식이 그거는, 내가 지 챙겨주려고 시켰는데, 괘씸하게 그런다’고 했다고 하더라.”
-‘홍준표 사당화’에 대한 당내 비판이 많다.
“권력이 오만하면 몰락한다.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하고 있어서 걱정이다. 홍 대표가 전국 돌아다니면서 지방선거 후보로 ‘이 놈은 이래서 안 되고, 저 놈은 저래 안 된다’면서 자기 마음대로 규정하고,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고 있다. 황당하다. 선거라는 전쟁에 나가는 대장이 할 짓이 아니다.
또, 이때까지 당무감사로 이렇게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적이 없다. 적정한 시기에 하는 거지, 지방선거 5개월 앞두고 공정한 절차도 아니고 홍 대표한테 밉보인 사람들만 싹 정리하는 식으로 하지 않았나.”
-김무성계로 분류된다. 당내 경선을 한다면, 김 의원이 많이 도와줄 수도 있겠다.
“모르지 그건, 하하. 뭐, 요즘 김 의원이 부산에서 욕을 많이 먹고 있지만, 정치를 몇 십년동안 오래 하셨고, 당내 현역 의원들이나 부산 정치권에서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큰 역할을 하실 거라고 본다.”
-지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부산시장 후보의 경우 한국당을 포함한 중도보수진영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보나.
“추후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야권단일후보를 만드는 노력이 시도될 것으로 본다. 내가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가 되고, 중도보수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자는 제안이 오면, 거절할 이유는 없다.”
-당내 라이벌 한명을 꼽자면.
“서병수 시장이다. 구정(舊正)지나면, 결국 서병수 대 박민식, 일대일 구도로 간다. 치열하게 경선을 치를 것이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신경 안 쓴다. 한길산악회 등 조직 활동을 하고 계시던데, 급조한 조직이다. 이번에 처음 만든 거다. 완전 옛날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내가 이기면, 본선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래도 홍 대표 측근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 않겠나.
“실제로 홍 대표 측근도 아니다. 둘이 사이가 안 좋다. 지금 홍 대표는 서병수도 안 되고, 박민식도 안 되고, 이종혁은 더더욱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가 된다면, 민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면 가장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나.
“여당에서 어떤 후보를 내세우든 난 격파할 자신이 있다.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가장 높게 나오는데, 수치는 수치일 뿐이다. 오 전 장관은 민주당 경선을 절대 통과 못할 거다. 이번에 민주당에서 오 전 장관을 받아준 것은 오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나가면 안 되니까 일단 들어오라고 한 거다. 오 전 장관은 오락가락하면서 민주당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줬다. 민주당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민주당에서는 오 전 장관을 철새, 간보는 사람으로 본다. 민주당 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통성을 잇는 사람으로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만약에 오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난 편하다. 나이가 핵심은 아니지만, 세대교체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각이 탁 서고 좋다.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도 참 합리적인 사람이지만, 대통령 눈치 보면서 간보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 부산시장 후보를 정해주는 게 아니다. 장관을 할 거면 계속하고, 부산시장 후보로 나올 거면 빨리 선언을 해야 한다. 부산 시민들한테 도리가 아니다. 언제까지 간만보고 있을 거냐.”
-마지막 포부 한마디.
“그 도시에 미래가 있으려면, 리더에게 미래가 있어야 한다. 이때까지 부산시장은 다 인생 마무리를 앞둔 사람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운 엔딩일지 모르겠지만, 도시는 엔딩이 아니라 계속 성장을 해야 한다. 도시를 발전시키고, 나중에 중앙에 가서 대통령을 해보겠다든지 꿈이 있어야 한다.”
좌우명 :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