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發 직고용 불똥 튈라'…프랜차이즈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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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發 직고용 불똥 튈라'…프랜차이즈업계 '초긴장'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1.15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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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12월 5일 서울 시내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제빵기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논란이 간신히 봉합된 가운데 유사한 고용 구조를 지닌 프랜차이즈업계가 다음 타깃이 누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뿐만 아니라 정치권, 노동계까지 나서 목소리를 높인 만큼 불똥이 어디로 튈지 더욱 긴장하는 모양새다. 

앞서 파리바게뜨가 지난 11일 제빵사 5300여명을 자회사를 설립해 고용하기로 하면서 4개월간 이어진 직고용 사태가 큰 틀에서 마무리됐다.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들이 사실상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됐다고 보고 본사에 직접고용 명령을 내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빵업 등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의 고용 이슈와 관련해 친노동 정책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고용원칙 대 기업의 실리가 맞붙은 이번 사건이 결국 정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파리바게뜨가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라는 차선책을 택했지만, 사태 초반 고용노동부에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까지 나선 것과 달리 결국엔 노동계가 내놓은 해법을 대거 받아들였다. 외식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파견직 종사자들의 직고용 목소리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파리바게뜨 사태 이후 당장 눈길이 쏠리는 곳은 업계 2위인 뚜레쥬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제빵사 1500여명을 협력업체를 통해 파견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협력업체가 자체적으로 제빵기사 채용, 인사, 노무까지 모두 관리하는 체계다. 

다만 뚜레쥬르 측은 고용 형태는 유사하지만 본사가 제빵기사에 직접적인 작업 지시를 내리지 않기 때문에 불법 파견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본사가 아닌 협력사가 제빵사들에게 업무지시를 하므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파리바게뜨가 자회사를 통해 제빵사 처우를 개선한다고 하니 우리도 제빵사들을 위해 개선할 점은 없는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빵업 이외의 대다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파리바게뜨와 고용 구조가 달라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빵기사와 같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별도의 인력을 고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던킨도너츠와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받아 점포에서 데워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가맹점이 별도의 제빵기사를 고용할 필요가 없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도 마찬가지다. 100%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스타벅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커피 프랜차이즈는 협력업체가 아닌 가맹점주가 직접 매장에서 일할 바리스타를 고용하고 있다. 본사는 메뉴 교육 등만 담당한다. 

파리바게뜨 사태 큰 불은 꺼졌지만 정부와 노동계 등에서는 이를 본보기로 삼아 프랜차이즈 불법 파견 구조를 해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파리바게뜨 제조기사 노·사 상생 협약식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불법 파견은 프랜차이즈 문제 중 하나로 이번에 왜곡된 고용 구조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며 “정부 여당도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다각도로 점검해 다른 프랜차이즈의 불법파견 문제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스스로가 불법 파견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도 몰랐던 노동자들이 눈 뜨고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을 환영한다”며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다른 노동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 파견 문제, 노동 3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환섭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위원장은 “비록 직고용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합의서를 통해 3년이 지나면 직고용처럼 가겠다는 합의를 이뤄냈다”며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모범적으로 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3 노조로 불리는 파리바게뜨 해피파트너즈 소속 노조는 최근 합작법인을 자회사로 변경하는 타협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권인태 파리바게뜨 대표이사는 오는 16일 이들을 만나 노사 간 합의 배경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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