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렉스턴 스포츠, SUV 명가가 내놓은 픽업트럭의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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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렉스턴 스포츠, SUV 명가가 내놓은 픽업트럭의 ‘해답’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1.23 17: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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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형 SUV로 색깔입히고, 실용성·프리미엄 가치 극대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기자는 지난 16일 가평 소남이섬에서 렉스턴 스포츠의 온·오프로드 시승을 체험해봤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쌍용자동차가 왜 SUV 명가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해답은 올해 최대 기대주로 떠오른 오픈형 SUV 모델 '렉스턴 스포츠'를 통해 자명하게 드러난다. 기존의 SUV 모델로는 누릴 수 없던 오픈형 데크의 공간활용성에 G4 렉스턴으로부터 물려받은 강력한 주행성능, 고급스러운 디자인까지 더해져, 항상 뭔가가 아쉽다고 느껴왔던 소비자들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쌍용차는 코란도 스포츠에 이어 완전히 새롭게 선보인 렉스턴 스포츠에도 픽업트럭이 아닌 오픈형 SUV 모델임을 강조, SUV의 새로운 대안이자 전혀 다른 유니크함으로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마저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렉스턴 스포츠의 다부진 각오는 지난 16일 가평 소남이섬에서 진행된 온·오프로드 시승행사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우선 온로드 코스에서는 G4 렉스턴의 플래그십 SUV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안정적인 주행능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기자는 렉스턴 스포츠 시승에 앞서 오픈형 SUV라는 의미보다 픽업트럭에 더 초점을 맞췄던 탓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힘은 좋겠지만 육중한 덩치로 인해 약간 굼뜨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소음, 높은 전고로 인한 승차감 저하 등을 우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면서부터 이러한 색안경은 금새 벗겨졌다. G4 렉스턴을 통해 경쟁력을 인정받은 2.2 LET 디젤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준수한 성능을 발휘, 기대 이상의 경쾌하면서도 매끄러운 주행 질감을 선사했다.

특히 쌍용차를 대표하는 LET 엔진이 저속 엔진회전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덕분에 렉스턴 스포츠의 초기 가속력 또한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소남이섬을 빠져나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는 고속구간에서는 한번 속도가 붙기 시작하자 금새 100km/h을 넘기며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2톤에 달하는 차량임에도 제법 잘 나간다는 표현이 어색하지가 않다.

주행 중에 들려오는 엔진음이나 풍절음도 잘 잡아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엔진룸 어라운드실과 러버엔진마운트 사이즈를 확대해 엔진음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했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더불어 각 도어마다 4중 구조 실링을 적용해 외부 노이즈 유입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다만 승차감은 호불호가 갈릴 듯 싶다. 1열 운전석에서는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고, 기존의 코란도 스포츠를 타본 소비자라면 렉스턴 스포츠의 승차감이 훨씬 좋아졌다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동홍천삼포휴게소를 들러 돌아오는 길에서는 2열에 직접 탑승해보니 다소 노면을 읽고 달리는 것처럼 통통튀는 느낌이 불편하게 다가왔다. 물론 2열에 히팅 시트와 933mm에 이르는 넓은 레그룸을 갖췄다는 점은 이러한 단점을 상쇄시켜주는 요소다.

외관과 내관은 고급스러움을 한껏 강조한 G4 렉스턴과 닮았기에 따로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이 차의 최대 무기 중 하나인 데크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데크는 적재 용량이 1011ℓ에 이르는 데다 안쪽 벽면에 파워아웃렛(12V, 120W)을 적용, 아웃도어 활동에 요긴하게 쓸수 있도록 배치한 점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회전식 데크후크가 적용돼 짐을 싣는데도 편리하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끄덕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설계됐다. 자칫 심심할 수 있어 보이는 데크의 상단에는 패션데크랙까지 갖춰 포인트를 준 점도 매력적이다.

▲ 렉스턴 스포츠의 최대 무기 중 하나인 후면 데크의 모습. 적재 용량이 1011ℓ에 이르는 데다 안쪽 벽면에 파워아웃렛(12V, 120W)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한편 온로드 구간에 이어 진행된 소남이섬 내 오프로드 주행은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렉스턴 스포츠는 단단한 쿼드 프레임 차체의 안정성과 4륜 구동 시스템인 4Tronic을 통한 수준높은 접지력을 바탕으로 어떠한 험로와 맞딱뜨려도 가뿐히 돌파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첫 구간인 언덕경사로에서는 급경사의 오르막길에서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더라도 언덕밀림 방지장치가 개입, 일정 시간 브레이크 압력을 유지해 차량이 밀리지 않게 잡아줬다. 가파른 내리막에서는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인 가변형 HDC 기능을 작동시켜 급가속을 막고 브레이크 개입 없이도 일정 속도로 내려갈 수 있게 도와준다.

통나무·범피 코스에서는 차량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차량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프레임 바디가 과중한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줌으로써 모노코크 타입과 견줄 수 없는 높은 안전성을 입증했다.

모래 구덩이가 지그재그로 연달아 나있는 모굴 코스에서는 인스트럭터의 안내대로 정가운데 방향을 주시하며 차를 몰았다. 한 쪽 바퀴가 모래 구덩이에 빠져 헛돌더라도 차동기어 잠금장치가 개입해 정상적으로 회전하는 바퀴에 힘을 실어줘 쉽게 빠져나올 수 있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기능은 일상 주행에서도 빗길이나 눈길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렉스턴 스포츠는 자갈, 빙하 등 미끄러운 노면을 비롯해 왼쪽 앞뒤바퀴가 20~30도에 육박하는 경사에 올려지는 사면경사로 코스에서도 프레임 바디의 단단한 강성과 높은 접지력을 바탕으로 수월하게 통과,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차임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이번 시승을 통해 렉스턴 스포츠는 아웃도어 활동에 결코 부족함 없는 '실용성'과 고급스러운 SUV의 매력을 관통하는 '프리미엄'의 가치를 꾸밈없이 드러냈다. 어찌보면 공존이 어려운 두가지 키워드를 모두 녹여냈다는 점은 그만큼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간파한 쌍용차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게 아닐까 싶다. 더욱이 200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한 오픈형 SUV라는 점은 쌍용차가 다시 한번 티볼리의 성공을 재현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렉스턴 스포츠를 타고 소남이섬 내 오프로드 코스를 도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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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성 2018-01-24 16:45:41
전기차만 기다리다가 국산차 관심 없었는데, 상세히 한 번 살펴봐야겠습니다.

대니 2018-01-24 10:49:47
시승기 잘보고 갑니다.
남자로서 정말 가지고 싶은 차군요~!
쌍용차 그동안 사실 거의 관심도 없었는데
이런차를 만들 능력이 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