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내달 1일 출석을 요구, 지난 9월 16일 한화그룹 본사와 한화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전개된 김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김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소환을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하지만 한화 측이 검찰의 이 같은 출석요구에 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날 “아직 검찰의 공식적인 출석요구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번 주 출석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일정을 조율해 봐야 알 것 같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이 확정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2007년 5월 11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으로 수감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24일 검찰은 김 회장에게 26일 소환을 통보했지만 한화그룹 측이 국제회의 참석 등 사업상 일정을 이유로 한차례 연기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김 회장이 이번 검찰의 소환조사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고의적인 소환불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검찰이 통상적인 수사절차에 따라 강제소환에 들어갈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내달 1일 김 회장이 출석하면 지난 2005년 계열사를 통해 그룹 유통 협력사인 ‘한유통’과 제약계열사 드림파마의 물류 사업부인 ‘웰로스(구 콜럼버스)’를 부당지원 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또 한화그룹 내 비선조직인 ‘장교동팀’이 한화증권 지점에 개설된 차명계좌를 통해 최소 300억원에서 최대 수천억 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그룹의 비자금 수사는 1989∼2003년까지 근무했던 전 한화직원이 지난 7월 금융감독원에 한화그룹 장교동팀을 폭로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검사에 들어간 금감원은 한화의 5개의 차명계좌를 발견한 직후 대검찰청으로 넘겼고 대검이 1개월 이상 내사를 거친 다음 8월 말경 서부지검으로 이관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