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일각에서 "전면 보이콧은 과하다"는 목소리도 제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자유한국당이 8일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집단 퇴장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2월 임시국회가 빈손 국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날(7일) 국회 본회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대회와 동계패럴림픽대회 기간 동안 여야(與野) 간 정쟁을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하루 만에 무색하게 됐다.
한국당은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민생 보복’이라고 비판하면서 ‘한국당 패싱’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책임 있는 사과와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권과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의 사주를 받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2월 국회 깨기’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 정책조정회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결의안) 잉크도 마르기 전에 정쟁을 확산하는 게 옳은 일이냐”면서 “국회 전체를 볼모로 잡으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민생보복이 아닐 수 없고, 한국당은 민생법 처리 등을 위해 국회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각 상임위 간사와 법안소위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내 “20일 본회의 법안 처리를 위해서 설 연휴 전까지 상임위에서 주요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이미 합의한 상임위 의사일정을 한국당이 거부하거나 변경할 경우 다른 야당 의원들과 협의해 예정대로 법안 심사에 임해달라”고 ‘한국당 패싱’ 카드를 꺼내 한국당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권성동 법사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의혹만 가지고 우리한테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면서 “그러면 후보 단일화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은 우원식 원내대표, 여러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는 장·차관 등은 다 책임지거나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진사퇴는 없다”고 못 박았다.
한국당 당 지도부 측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여당이 올림픽 앞두고 정쟁 안 하겠다고 해놓고, 법사위 파행시키면서 정쟁을 먼저 거는 거니까 그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보이콧을 감행했다”며 “기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안미현 검사의 폭로로 (권 위원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건데, 의혹이 제기된 것 자체도 정치공세고, 의혹만으로 물러나라고 하는 것도 말도 안 된다”며 “(안 검사 주장의) 사실 관계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들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사과가 없으면 2월 임시국회는 파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당 내 일부에서는 “전면 보이콧은 좀 과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설날을 앞두고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 산적해 있는데, 우리당이 보이콧을 해 우리당 때문에 국회가 멈춘 것 같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줄까봐 염려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한다.
한편,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했던 안미현 춘천지검 검사(사법연수원 41기)는 지난 4일 MBC <뉴스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하며 권 위원장과 모 고검장, 최홍집 전 강원랜드 사장 측근 등이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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