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스타렉스 고객만 호구?…현대차, 무상보증 기간 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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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스타렉스 고객만 호구?…현대차, 무상보증 기간 차별 논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2.12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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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차는 포터와 스타렉스 등 소상용 모델들에 차체·일반부품 2년/4만km, 엔진·동력전달 주요부품 3년/6만km의 보증기간을 두고 있다. 이는 승용 부문 보증기간인 3년/6만km, 5년/10만km에 비해 고객 혜택이 열세에 놓여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자동차가 고가의 제네시스 브랜드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에는 긴 보증기간을 내건 반면 포터2(이하 포터)와 스타렉스 등 꾸준한 실적을 내는 차종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보증기간을 고수해 생계형 차주들 사이에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포터와 스타렉스 등 소상용 모델들에 차체·일반부품 2년/4만km, 엔진·동력전달 주요부품 3년/6만km의 보증기간을 두고 있다. 이는 현대차가 승용 부문 차종 보증기간을 2년/8만km, 3년/6만km, 4년/4만km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의 주행 패턴이나 운용 편의성을 고려한 것과 비교를 이룬다.

더욱이 승용 부문의 엔진·동력전달 주요부품 보증기간은 제네시스와 동일한 5년/10만km이 적용되고 있는 점도 상대적으로 포터의 보증 혜택 열세를 부각시킨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기차 전용부품에는 6년/12만km에서 최대 10년/20만km까지 보증 기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포터와 스타렉스는 짧은 보증기간에도 불구, 판매 측면에서는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의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캐시카우(Cash Cow,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제품)로 군림하고 있는 것.

최근 2년 간 판매량만 살펴보더라도 포터는 지난해 10만1423대가 팔리며 신차효과를 누린 신형 그랜저의 뒤를 잇는 저력을 과시했다. 앞선 2016년에도 9만6950대의 판매량을 기록,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것으로 나타닜다. 스타렉스도 2016년 4만5778대, 이듬해인 2017년 4만5776대의 꾸준한 수요를 기록 중이다.

때문에 포터와 스타렉스 차주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사실상 소상용차 선택에 있어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현대차가 이들 모델의 꾸준한 판매량을 등에 업고 고객 불편은 좌시하고 있다는 것.

포터 차주라고 밝힌 김 모씨는 "상용차 고객들 대부분은 차가 생계 수단으로 주행거리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데, 보증 기간이 승용차보다 짧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고객 장 모씨도 "상용차의 경우 보증 기간이 워낙 짧다보니 해당 기간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다가 이후 운행 킬로수가 높아질수록 잦은 고장들이 빈번해져 이에 따른 유지비 증가와 금전적인 손실이 불가피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차종마다 특성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보증기간에 차이를 둘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보증기간이 짧다고 느낄 수 있으나 이는 포터의 가격이 다른 차종들에 비해 저렴한데다, 차 값에 보증 비용들이 포함되는 것을 고려하면 적정한 수준"이라며 "또한 포터는 회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큰 모델이 아닌데다 승용차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고, 아무래도 관리가 잘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들이 상존해 보증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입장에 이견을 표하고 있다. 해당 모델들의 경우 이미 구축된 플랫폼을 통해 별도의 설비 투자없이 높은 판매량을 바탕으로 큰 이익을 안겨줘, 이에 따른 고객 혜택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포터와 스타렉스는 수년 간 큰 투자 없이도 단일 모델로는 매우 높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모델들로, 회사 입장에서는 황금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분명 보증기간을 늘리려면 차 값이 소폭 오를 수도 있겠지만 현대차는 이들 차주들이 생계형, 충성 고객들이라는 점은 물론 사회적인 기여 측면에서도 보증기간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도 "해당 건은 연맹이 지난 2002년부터 10년/16만km 품질 보증을 요구해 왔던 사안"이라며 "하지만 포터에는 아직도 1990년대와 동일한 보증기간이 제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형 트럭, 생계형 차량의 경우 소비자 선택 폭이 좁은데다 수입차와의 경쟁도 없기 때문에 회사가 굳이 나서 보증 기간을 늘려 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포터만 유독 승용차나 대형 트럭에 비해 보증 기간이 짧다는 것은 현대차가 고객보다 이익만을 앞세운 결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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