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모든 사업 오리무중…신동빈 구속에 롯데 전전긍긍
최근 유통 강자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두 그룹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롯데는 창사 이래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반면 신세계는 연이는 호재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현재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뉴롯데 출범 이후 호텔롯데 상장, 중국 사업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했지만 그렇다할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드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롯데마트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나 아직까지 완료되진 못했다. 중국 현지법에 따라 현지 직원들에게 매달 정상임금의 70~80% 가량의 임금을 지불하고 있는 점도 롯데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중국 외에도 롯데가 추진 중인 해외 투자 규모는 10조원 규모다. 해외사업 매출은 2016년 11조6000억 원, 지난해 10조7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한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40억 달러(약 4조2880억원) 규모의 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중이지만 예정 완공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내 사업도 안심할 수 없다. 우선 4월 중 발표되는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건도 발목 잡힌 상황. 롯데홈쇼핑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재승인 탈락이 우려됐지만 신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까지 인정되며 고민이 깊어졌다.
일각에선 지난해 신 회장이 ‘원톱 체제’를 구축하며 빠르고 과감하게 조직개편과 신사업을 추진했지만 한 순간에 모든 사업이 ‘오리무중’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 주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가에 따르면 회장의 구속으로 당분간 롯데그룹주의 변동폭 확대는 불가피하다. 다만 어느 기업이나 총수 구속 이후 단기적인 충격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총수가 구속되면 해외 사업 등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경영상 주요 결정 사항은 미뤄질수 밖에 없어, 주가에도 긍정적이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오너의 큰 결정이 필요한 지주사 전환이 본격화된 만큼 장기적으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시장 모두 잡겠다…신세계 정용진 광폭 행보
반면 신세계는 연초부터 정용진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눈에 띈다.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예고하는가 하면 오프라인 사업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신세계는 이커머스 사업에 국내 최대규모 수준인 1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향후 이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세계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명실상부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운영중인 온라인몰 매출도 승승장구다.
지난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대비 24%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업체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신세계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이마트 PB ‘노브랜드’와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역시 고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이마트·이마트몰과 함께 주요 주요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11월까지 매출 증가율은 27.1%를 기록했다. 이는 온라인사업인 이마트몰 25.5%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증권가 한 연구원은 “트레이더스는 2018년 성장률 약 15%를 보이고 영업이익률도 본사와 비슷한 수준인 5%가량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이마트는 애초 2020년에 노브랜드 매출 1조 원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18년에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신세계는 1월에 가구업체 까사미아 인수합병을 발표하며 ‘홈 토털 라이프스타일’ 사업까지 제조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2015년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의 책임경영을 본격화한 후 첫 인수합병 사례인 만큼 향후 공격적인 투자확대를 통해 백화점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