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정국, 민주당과 박근혜 전 대표 무시하는 것”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개헌 제안에 대해 “예산안 강행처리로 인해 여야 관계를, 특히 국회를 짓밟아놓고 바로 그 다음날 개헌 얘기를 하는 것은 민주당과 박근혜 전 대표, 친박계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도리로 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얘기를 듣고)코웃음을 쳤다”고 힐난했다.박 원내대표는 10일 CBS라디오<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한나라당 내부조차도 개헌안과 관련해 통일안이 나올 수 없다. 이번 예산안에서 소득세 법안에 대해 친박계 의원들이 반대하니까 기재위에서 표결도 못했다”며 “개헌 문제 역시 친박계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고 여기에 민주당까지 협조하지 않는다면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또 “이재오 특임장관이 (이원집정부제와 4년 중임제의 절충안을)제안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경우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며 “지금 이렇게 만들어 놓고 무슨 얘기를 하자는 겁니까”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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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 이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강하게 있었고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고 청와대를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2월 중순까지(예산안을)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전해왔는데, 어느 날 제가 김 원내대표 방에 찾아갔을 때 거기에 정진석 정무수석이 있었고 이재오 장관도 한나라당에 와서 회동을 하고 갔다는 기자들의 전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관련, “손학규 대표가 이미 100시간 동안 서울광장에서 농성을 하면서 서명운동을 받고 있고 민주당 의원들도 저녁 일정한 시간에 모두 모일 것”이라며 “100시간 농성을 마치면 4대강 예산과 파병문제, 한미 FTA 등을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희태 국회의장은 반드시 사퇴하도록 요구하겠다. 우리는 인정 자체를 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바지의장이라고 했겠느냐”면서도 “이명박 정권의 퇴진보다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심판해 (예산안을)무효화시키고 폐기안 및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논평을 내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날치기 예산을 하고 희희낙락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원수와 공당의 대표, 3권분립이 엄연한 입법부의 수장의 행태가 놀아울 만큼 폭력조직과 닮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정당은 폭력조직도 아니고 국회는 청와대 자판기도 아니다”라며 “폭력으로 흥한 자는 반드시 그 폭력 때문에 망했다. 입법부를 이용해 자신들의 욕심만 채운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대해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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