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회사 해외 매각을 두고 노조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 금호타이어가 자칫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사측은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노조 설득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지만, 정작 노조는 더블스타 매각 철회를 주장하고 맞서 사태 해결은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4일 24시간 총파업을 펼친데 이어 이날 민주당 광주시당 점거농성은 물론 노조 집행부의 국회 방문 등을 진행하며 해외 매각 저지를 위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이는 노조가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추진 입장을 확인한 데 따른 조치로, 먹튀 매각 저지와 생존권 사수를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노조는 '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서도 "채권단이 해외매각 철회와 체불임금 해결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없이 오히려 이달 30일까지 노사자구안 합의와 해외매각 추진 동의를 완료해달라고 밝혀왔다"며 "사측 역시 채권단의 수하로 변신해 매각 찬성 여론을 만드는 데 혈안이 돼있는 만큼 전면전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못박았다.
이에 반해 사측은 해외매각과 법정관리를 두고 채권단과 갈등 중인 노조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자력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만 법정관리를 피하고 지속 경영을 이룰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사측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실사로 파악한 계속기업가치마저 4600억 원으로 청산가치 1조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 주목, 3월 내 노사 자구안 마련이 불발될 경우 파산까지도 우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회사 수장인 김종호 회장은 지난 12일 노조 고공농성장을 직접 방문, 집행부에 실질적 대안 마련을 위한 대화를 제안하는 등 갈등 봉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10일 채권단과 함께 중국 더블스타를 방문해 차이용선 회장 등을 만나 회사의 독립경영은 물론 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의 승계와 국내공장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내는 등 먹튀 매각 우려 해소에도 집중하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는 15일 광주공장과 16일 곡성공장에서 '사원 및 가족 대상 설명회'를 개최, 지금까지의 상황을 그 가족들에게 공유하는 한편 의견을 청취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여전히 해외 매각 반대를 고수하며 요지부동이라는 점은 사측의 애를 태우고 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수급사 대표들마저 15일 공동성명 발표를 통해 법정관리 돌입만은 막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해외 매각보다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는 노조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에서도 사실상 해외 자본 유치를 유일한 경영정상화 대안으로 보고 있는 만큼 노조의 무조건적인 반대는 지금의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라며 "노사 모두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먹튀 매각과 고용 안정에 대한 확실한 안전장치 마련 등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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