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노조, 냉엄한 현실 직면
스크롤 이동 상태바
KB금융노조, 냉엄한 현실 직면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8.03.16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종규 흠집내기·노조추천 이사 ´허탕´…탄력 상실 분위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노조)가 추진하고 있는 ‘노조추천 사외이사 제도’가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B금융지주 지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회사가 반대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노조가 주주로 제안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건 및 낙하산 방지를 위한 이사선임 자격 제한과 관련된 정관변경 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이번 보고서는 KB금융 이사회와 KB노조 양측의 의견을 모두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이병남 이사의 임기 만료로 HR전문가인 권 교수의 전문성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SS는 “그러나 회사의 설명을 고려하자면 HR보다 재무, 법,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 보강이 더 시급하다”며 “권 교수는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 회사 이사회 활동이 없어 이사로서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으며, KB금융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가 분명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또 낙하산 인사 방지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안에 대해서는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정당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사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 지난달 7일 KB노조는 주주제안 사외이사 안건 제출 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시사오늘

이번에도 또…노조의 이사회 진입은 ‘물거품’?

최근 금융권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 선임 건은 현재 노조가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안건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렸었지만, 찬성표를 충분히 얻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당시에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ISS에서 하 변호사에 대한 안건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B노조 박홍배 위원장은 지난달 7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이사회의결자문기관인 ISS는 하 변호사가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게 주된 업무라고 판단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고, 이 같은 결정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영향을 주어 표를 얻지 못한 것 같다”며 “그러나 권 교수는 기업가치 향상과 독립성 부분에서 명백한 추천 이유가 있다”라고 추천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이처럼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섭이 절대적이다. KB금융을 구성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약 70%로 다수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견을 내는 ISS가 이번에도 노조 쪽에 불리한 의견을 피력한 만큼, 이를 참고 해서 의결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 측의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찬성하는 의견이 많이 나와야하는데 아무래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게 되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노조는 ISS의 보고서 발표 이후 성명서를 통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ISS가 제시한 근거를 살펴보면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기관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논리적 모순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매우 저급할 뿐만 아니라 단순히 자본의 이해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고 비판했다.

한편 노조가 제기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KB금융지주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 조작’ 의혹은 이날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결론지었다.

담당업무 : 국제부입니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