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임영빈 기자)
지난 1월 비트코인 가격 급락 이후 전체 암호화폐 시총은 7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해 해외 투자은행(Investment Bank, IB)은 암호화폐가 화폐로서의 가치(지급결제성)와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투자성)를 충분히 갖췄는지 다소 의문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암호화폐가 기능적 진화를 거듭하고는 있으나 현존 코인들이 법정화폐 지위를 위협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올해 초 각국 정부들의 규제 언급 이후 나타난 시세 급락 등을 감안하면 향후 암호화폐가 주류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GS)의 경우, 비트코인의 거래증명 소요 시간이 여전히 길고 가격 변동성도 높기 때문에 선진국에서 지급·결제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JP 모건 체이스(JPM)는 비트코인 결제상점의 수수료가 저렴하나, 네트워크 운영상의 여러 제약들을 고려하면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프로세싱 인프라 도입이 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향후 공신력 있는 정부의 암호화폐 발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가계·기업이 중앙은행에 직접 계정을 가질 경우, 중앙기관의 C2C(Customer to Customer) 거래추적이 가능하게 돼 모든 거래를 감시하게 되는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암호화폐의 투자성의 경우, 해외IB 시각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GS는 “발행량이 정해진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선점 효과가 있어 가치저장의 장점이 유효하다”고 보는 반면, JPM은 “분산투자 장점은 있으나, 포트폴리오 편입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편, 해외IB는 향후 금융권의 블록체인 기반기술 적용 여부와 그 시점을 가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PM은 은행들의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사업진출에 따른 단기적 이익 상승은 쉽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기술 적용에 따른 후선업무(미들·백오피스 등) 비용의 획기적 절감을 기대 중이다.
나아가 규제 당국이 금융권의 광범위한 블록체인 기술의 응용을 허용한다면, 기존 은행들의 비즈니스 모델도 신기술의 비용 효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진화할 공산이 크다.
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실 안남기 주식팀장은 “향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적용을 통한 인프라 개선 여부가 금융산업의 가장 큰 관심사항이 될 것”이라며 “암호화폐 기술진화와 관련해 산업 구도 변화 및 이에 대한 업계와 규제당국의 시각을 지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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