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주자 5인, 지방선거서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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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주자 5인, 지방선거서 살아남을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4.22 14: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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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도전 박원순·안철수, 경기지사 도전 남경필·이재명, 제주지사 도전 원희룡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선출하는 행사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대권 등용문(登龍門)’ 역할이 그것이다. 서울시장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고건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경기지사 등 수많은 정치인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대권과의 거리를 좁힌 바 있다.

6·13 지방선거 역시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박원순 서울시장,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남경필 경기지사, 이재명 전 성남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차기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들이 대거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6월 13일, 이들은 당선증을 손에 쥐고 대권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까. <시사오늘>이 이들의 상황을 짚어 봤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을 향해 거침없이 진군하고 있다 ⓒ 뉴시스

‘3선 찍고 대권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이른바 ‘차기 지도자 5인방’ 중 유일하게 탄탄대로(坦坦大路)를 달리고 있는 인물이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최초의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그는 지난 20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결과 발표에서 66.26%의 득표율로 19.59%의 박영선 의원, 14.14%의 우상호 의원을 큰 표차이로 따돌렸다.

여기에 <중앙일보>가 4월 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간 수행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시장은 51.3%의 지지율을 얻어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18.4%),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9.5%) 등을 오차범위 앞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박 시장의 3선 도전에 별다른 장애물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야권 연대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고, 안 위원장이 ‘보수 단일 후보’로 나선다면 박 시장과 안 위원장의 7년 전 인연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과 박 시장 개인의 경쟁력까지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최초의 3선 서울시장’ 탄생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평가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쟁자’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 뉴시스

‘돌고 돌아 서울시장’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반대로 ‘경쟁자’인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7년 전만 해도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서울시장 0순위’로 꼽혔던 안 위원장이지만, 앞선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지금 그의 지지율은 박 시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쟁력 있는 대권주자가 많지 않은 보수 진영이 ‘거물(巨物) 정치인’인 안 위원장의 몰락을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차기 대선을 위해서라도 대권후보급 인사인 안 위원장을 당선시켜 ‘보수 재건(再建)’의 주춧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의미. 이 경우, 안 위원장은 ‘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지방선거에 임하게 되는 만큼, 보수 결집을 통한 ‘대 역전극’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수원에서 5선을 달성하고, 경기지사 자리까지 차지한 남경필 경기지사지만 현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 뉴시스

‘재선 도전하는 경기 토박이’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65.1% 대 21.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지율(앞선 <중앙일보> 조사 기준)이다. 경기도 수원에서 5선을 달성하고, 제6회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자리까지 차지한 남 지사지만 현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성남시장을 지내면서 ‘복지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이 전 시장의 기세가 무서운 까닭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경기지사 구도는 50 대 50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재선 의원인 부친(남평우 전 의원)의 지역구를 이어받아 20년 넘게 ‘표밭’을 갈고 닦아 온 남 지사의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더욱이 ‘인물난’에 빠진 바른미래당이 경기지사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어, 진보 대 보수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즉, ‘남경필 대 이재명’ 일대일 구도가 갖춰지면 조직이 탄탄한 남 지사가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경기지사에 도전한다 ⓒ 뉴시스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성남지상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가장 큰 무기는 ‘대중적 인기’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 다양한 복지 정책으로 ‘복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통쾌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전국적 인지도를 획득했다. 덕분에 이 전 시장은 풍부한 행정 경험에서 우러나는 ‘콘텐츠’와 높은 ‘인지도’를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현역 지사인 남 지사를 세 배가량(앞선 <중앙일보> 조사 기준) 앞서는 지지율은 이 전 시장의 강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러나 ‘조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이 전 시장의 불안요소다. 이 전 시장은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59.96%의 득표율로 36.80%의 전해철 의원을 멀찌감치 따돌렸지만,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49.38%의 지지를 받아 46.86%의 전 의원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남 지사의 최대 강점이 조직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0 대 50 승부로 흘러갈 경우 이 전 시장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다. 

▲ 원희룡 제주지사는 여론조사상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에게 뒤쳐진 모양새지만, ‘제주가 낳은 거물 정치인’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 뉴시스

‘제주의 아들’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는 ‘남(남경필)·원(원희룡)·정(정병국)’으로 불리며 보수의 차기 리더로 손꼽혀왔다. 그래서인지, 원 지사의 현 상황은 남 지사와 비슷한 데가 있다. <칸타코리아>가 4월 17일부터 18일까지 양일간 수행해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원 지사의 지지율은 28.4%로 민주당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35.0%)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지사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높은 인기에 휩쓸리는 모양새다.

물론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은 ‘아직은 모른다’는 쪽에 가깝다. 제주도에는 이른바 ‘괸당 문화’가 있다. 괸당은 ‘권당(眷黨)’에서 비롯된 말로, 친인척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다. 괸당은 혈연·지연으로 결합한 제주의 정서를 함축한다. 실제로 제주에서는 지역 유지 출신들이 정치권력을 나눠 갖는 모습이 반복돼 왔다.

이런 ‘관례’를 깬 인물이 원 지사다. ‘제주 출신의 수재’라는 수식어를 제외하면 제주와 큰 인연이 없었던 원 지사는, 제6회 지방선거에서 지방선거 사상 최고 득표율로 제주지사에 당선됐다. 제주 정가에서는 이를 오랫동안 한국 정치의 ‘변방’에 머물렀던 제주가 ‘대권후보급’ 정치인인 원 지사에게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방증하는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즉 이번 선거가 50 대 50의 구도로만 흘러가더라도, 제주도민들이 ‘제주가 낳은 거물 정치인’인 원 지사를 쉽게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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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선 2018-04-22 15:01:11
제주에선 더물어민주당이 여론조사 조작질 까지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원지사님이 문대림인지 듣보잡에게지지율에서 뒤진다는 조사결과에 모두들 코웃음도 아끼는 중 이랍니다. 더불당이 여론조작질이란그 못된짓을아직도 제주에서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