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제20대 총선의 숨겨진 주인공은 ‘여의도연구원’이었다. 모두가 ‘새누리당 대승’을 예측했던 선거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참패’를 경고했던 여론조사기관이었기 때문. 당시 여의도연구원은 유선전화 방식에 의존했던 여타 여론조사기관들과 달리 무선전화 방식을 가미해 실제 결과에 가까운 예상치를 도출했다. 이후 대다수 여론조사기관들은 여의도연구원의 ‘성공 비결’을 따라 무선전화 조사를 도입한다.
그러나 통념과 달리, 무선전화 여론조사가 반드시 높은 신뢰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무선전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은 이후 치러진 선거는 제19대 대선 단 한 차례. 그런데 이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여론조사보다 5% 이상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무선전화 여론조사 방식에도 맹점이 존재했던 셈. 이에 <시사오늘>은 6·13 지방선거를 통해 유·무선 여론조사 방식의 신뢰도를 실제로 검증해 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유선 100% 여론조사 결과, 김태호·김경수 박빙
여론조사 방식이 다시 한 번 결과를 뒤바꿨다. <시사오늘> 의뢰로 <케이에프텔>이 5월 11일 실시해 15일 발표한 경남도지사 가상대결에서,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45.9%,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45.3%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는 2.7%였고, 지지 없음은 3.5%, 잘 모름은 2.1%, 무응답은 0.6%였다.
반면 거의 같은 시기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5월 13일 자체 수행해 14일 공개한 가상대결에 따르면, 김경수 후보가 41.4%를 얻어 25.9%의 김태호 후보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김유근 후보는 1.9%, 기타 후보는 1.8%, 모름/무응답은 13.7%였으며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도 15.3%였다.
<쿠키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5월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실시, 14일 발표한 가상대결에서도 김경수 후보는 53.9%로 김태호 후보(35.4%)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김유근 후보는 1.8%, 기타 후보 1.2%, 없음 4.1%, 잘 모름 3.6%였다.
이처럼 조사 결과가 상이한 것은 ‘유·무선 조사 비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유선 대 무선 비율을 20.5% 대 79.5%로 섞었고, <조원씨앤아이>는 유선과 무선 비율을 50% 대 50%로 배분했다. <시사오늘> 여론조사가 유선 100%로 이뤄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무선 조사 비율이 여론조사 결과를 180도 뒤집은 셈이다.
유선은 한국당에, 무선은 민주당에 유리할 공산 커
경남도지사 여론조사 결과는 <시사오늘>이 의뢰하고 <데이터앤리서치>가 5월 8일부터 9일까지 조사해 10일 공개했던 제주도지사 여론조사 결과와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면이 있다. 당시 유·무선을 혼합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에 비해 6~8%가량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선 100% 방식으로 수행한 여론조사에서, 원 후보와 문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두 결과를 종합하면 유선 100%는 보수 정당 후보에게, 유·무선 혼합은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유·무선 중 어떤 방식이 실제 결과와 근사(近似)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여론조사 방식에 따라 결과가 요동친다는 통념은 사실로 증명된 것이다.
이에 대해 <케이에프텔> 박경렬 대표는 1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여론조사가 이뤄지는 시간대에 집에 계시는 분들은 대체로 연령대가 높고, 연령대가 높은 분들일수록 정치에 관심이 큰 경향이 있어 응답률도 높다”면서 “이러다 보니 아무래도 유선전화 방식을 사용하면 보수 정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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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더불어 만진당 뽑아 경남을 두번울리면 이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