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신당, '성공’ 위한 ‘2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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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신당, '성공’ 위한 ‘2가지 조건’
  • 전홍태 기자
  • 승인 2009.08.1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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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어렵다”회의적 시각이 대세
지역주의 청산위한 끝없는 노력요망
참여 민주주의 통한 계보정치 청산
친노신당이 창당됩니다.

사실 그동안 논의만 해오던 신당파는 지난 4일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창당을 결의했다고 합니다.

내용을 압축하면 간단합니다.
 
8월 20일 인터넷을 통해 ‘창당공개제안’을 갖고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갑니다. 
△9월 창당주비위 결성 △11월 창당 등 창당과 관련한 일정도 확정했다고 합니다.

천호선 이병완 김병준 등이 주도하는 친노신당은 개혁당과 참정연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 신당을 주도하고 있는 천호선     © 시사오늘
과연 신당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치권에서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신당창당과 관련, 이른바 ‘친노그룹의 빅3’로 불리는 유시민 전 장관과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가 신당 참여에 유보 또는 반대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민주당으로부터 신당은‘야권분열’의 원인으로 공격당할 게 뻔합니다.

선거가 시작되면 호남이나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신당을 찍으면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다”고 말할 게 당연하고,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친노신당은 선거 후 민주당과 합칠 정당으로 ‘민주당 2중대’”라고 선전할 겁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신당이 성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에 대해 물어본다면, ‘2가지 전제조건’만 충족된다면 한 번 해볼 만 하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노무현 정신’이겠지요. 좀 더 간단히 말하자면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입니다.

국민들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과정을 상기해야 합니다.

노무현은 지난 1995년 지방자치 선거가 부활하자, 민주당 간판을 가지고 부산시장에 출마했습니다.

노무현이 ‘민주당 깃발’을 들고 선전하자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영삼이나 집권당이던 민자당도 긴장할 정도였습니다. 노무현의 정치실험은 ‘지역주의’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에게 패하고 영국으로 외유를 떠났던 대권 3수생이었던 김대중은 선거중반 ‘지역등권론’으로 무장한 채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민주당’ 지원유세에 나섰습니다.

이처럼 김대중이 지역등권론(지역주의)을 앞세우자 노무현은 부산에서 무너졌습니다.

본인의 유세로 인해 호남과 수도권에서 승리했다고 판단한 김대중은 지방선거 후 신당 창당을 서둘렀습니다. 그야말로 지역주의를 앞세운 명분 없는 신당이었습니다.

통합야당이었던 민주당 대부분의 의원들은 다음 당선을 위해 김대중이 주도하는 신당(국민회의)으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물론 노무현은 “김대중의 신당은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당 잔류를 선언했습니다.

이 후 민주당은 ‘꼬마 민주당’으로 불리며 원내교섭단체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초라해졌습니다.

노무현은 1998년 서울 종로 보궐선거를 통해 오랜 공백을 깨고 국회에 입성했지만, 16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 북?강서을로 선거구를 옮겨 지역주의를 깨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결과는 낙선이었습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국민은 ‘지역주의’ 타파로 상징되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집권 후 열린우리당의 행태를 보면 과연 이들이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던 구성원들은 필자에게 ‘노력했지만 벽이 너무 높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이들에게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예를 대신 들겠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최대주주가 누구였습니까?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정동영’입니다.

정동영 의원의 정치행보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해 보십시오.

정 의원은 지난 4월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공천불가’를 선언하자 명분 없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습니다.

이제 오히려 국민이 열린우리당을 만든 구성원들에게 되묻고 싶을 겁니다.

‘당신들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뛰어왔다고?’

필자는 최근 친노인사로 대표되는 박재호 전 국민체육공단 이사장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박 전 이사장에게 정동영 의원의 정치행보와 열린우리당 탄생 배경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내용을 그대로 실어 봅니다.
 
-열린우리당의 최대주주는 정동영 의원이 맞죠. 그런데 요즘 정 의원의 정치행보와 ‘지역주의 극복’하고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결국 이런 것들이 열린우리당 실패로 이어진 것은 아닌가요.
“뭐하려고 그렇게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원 몇 번 더 하려고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자기가 이상을 가지고 꿈을 가졌으면 과감한 시도를 해서 국민들한테 평가를 받아야죠.”
 
친노신당이 성공을 거두려면 지역주의에 기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배격해야 합니다. 친노 인사의 ‘빅3’로 평가받는 사람이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입니다. 이들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지역주의에 기대 정치를 하려고 하면 유불리를 떠나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이는 곧 신당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열린우리당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또 하나는 ‘진짜 참여 민주주의’를 해야 합니다.

설마 열린우리당이 참여 민주주의를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예를 들어봅니다.

2006년 2월 필자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8명이 당 의장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국민경선이 아니었습니다. 기존 정당이 지금까지 해오던 경선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합종연횡의 틀을 짜, 그야말로 ‘힘센 사람 잡고 지도부에 들어가 보자’는 게 전부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필자의 눈에 당시 김영춘 후보가 들어왔습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홀로서기를 감행하며 다른 후보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는 8명 중 7위로 낙선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열린우리당의 현주소였습니다.

때문에 신당은 자신들이 성공하기 위해 ‘인물중심’과 ‘계보중심’의 정치를 떠나보내야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정착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신당 발기인에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을 빼버리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이를테면 유시민 이해찬 한명숙 김두관 등의 참여를 막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참여 당원을 만들어 놓고 자신 있으면 들어와서 우리의 후보가 돼라’고 하는 것은 어떨지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필자는 신당 창당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런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어떤 인사가 신당에 참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탈지역주의’와 ‘참여 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들이 새로운 신당에 많이 참여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들이 함께 모여 국민과 함께 부를 새로운 노래를 만들면 됩니다. 노래를 잘 부를 가수(인지도 높은 정치인)는 나중에 영입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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