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여론조사-충남②] 결과 바꾸는 ‘사소한’ 변수…"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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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여론조사-충남②] 결과 바꾸는 ‘사소한’ 변수…"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6.04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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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은 민주당 유선은 한국당 ‘공식’…충남서도 이어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제20대 총선의 숨겨진 주인공은 ‘여의도연구원’이었다. 모두가 ‘새누리당 대승’을 예측했던 선거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참패’를 경고했던 여론조사기관이었기 때문. 당시 여의도연구원은 유선전화 방식에 의존했던 여타 여론조사기관들과 달리 무선전화 방식을 가미해 실제 결과에 가까운 예상치를 도출했다. 이후 대다수 여론조사기관들은 여의도연구원의 ‘성공 비결’을 따라 무선전화 조사를 도입한다.

그러나 통념과 달리, 무선전화 여론조사가 반드시 높은 신뢰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무선전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은 이후 치러진 선거는 제19대 대선 단 한 차례. 그런데 이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여론조사보다 5% 이상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무선전화 여론조사 방식에도 맹점이 존재했던 셈. 이에 <시사오늘>은 6·13 지방선거를 통해 유·무선 여론조사 방식의 신뢰도를 실제로 검증해 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 <케이에프텔>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가 47.5%,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가 44.2%를 얻었다 ⓒ 시사오늘 그래픽 = 박지연 기자

이인제 47.5% 양승조 44.2%

<케이에프텔>이 <시사오늘> 의뢰로 6월 1~2일 충남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일 발표한 충남도지사 가상대결에서,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가 47.5%,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가 44.2%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당 차국환 후보는 1.4%, 지지 없음은 3.3%, 잘 모름은 3.6%였다.

이는 <JTBC>가 의뢰하고 <한국갤럽>이 5월 29~30일 실시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와 비교했을 때, 이 후보의 지지율이 25%포인트 넘게 폭등한 수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양 후보는 50.7%, 이 후보는 21.9%였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은 유·무선 비율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에프텔> 조사는 유선 100%인 반면, <한국갤럽>의 경우 무선이 82%, 유선이 18%였다. <시사오늘>이 의뢰한 제주도지사·경남도지사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유선 비율을 높였을 시 보수 후보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시사오늘>이 의뢰한 제주도지사·경남도지사·충남도지사 여론조사 결과는 의미하는 바가 작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유선 비율이 높을수록 무소속·한국당 후보가, 무선 비율이 높을수록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다는 결론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사오늘>이 증명한 것처럼 유·무선 비율을 잘 조정하기만 하면 각 정당의 이해관계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여론조사는 실제 여론을 반영하기는커녕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관성 있는 여론조사를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변수의 표준화(標準化) 작업에 소극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들도 수십 군데의 여론조사 기관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조사를 수행하고, 많게는 20~30%포인트 차이가 나는 결과를 발표하는데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이 있다”며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여론조사 방법이나 유·무선 비율 같은 것으로 결과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준선이라도 정해서 (여론조사의) 안정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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