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만트럭버스코리아가 덤프트럭 차종에서 발생하는 엔진 녹 문제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강하게 불만을 주장한 고객에게는 시위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고객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오히려 재갈을 물리려했다는 날선 지적마저 나온다.
25일 피해 차주 김 모씨의 제보에 따르면 만트럭은 부산국제모터쇼 행사를 앞둔 지난 5일 부산지방법원에 집회를 예고한 제보자를 상대로 시위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만트럭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는 소장을 통해 김 씨가 지난 2016년 25.5톤 덤프트럭을 구매한 이후 수십차례에 걸쳐 수리를 받아왔고, 2018년 4월께는 무상 엔진교체까지 받았지만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부산모터쇼에서 대규모 불매운동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만트럭이 부산모터쇼에 참가해 신형 모델들을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인 만큼 행사 기간인 7일부터 16일까지 행사장 1km 이내에서 집회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원의 결정을 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피신청인으로 지목된 김 씨의 얘기는 달랐다. 지난해 만트럭 부산센터에서 라바호스 교체 수리를 받다 작업자들의 실수로 엔진에 녹물이 발생했고, 이후 수리가 어려워지자 센터 측에서도 과실을 인정, 엔진 교환을 해줬다는 것이다.
더욱이 김 씨는 엔진 교환 과정에서 녹발생이 작업 실수가 아닌 차량 자체 결함임을 알게 됐고, 만트럭 클럽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30대의 차량을 검사한 결과 28대에서 엔진 녹 판정을 확인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모터쇼 기간인 지난 7, 8일 이틀간 피해차주 30여 명을 대동해 대형 사고 방지를 위한 집회를 벌였다. 김 씨는 차량 엔진블록에 붙어있는 리타더(보조제동장치)가 엔진 전체를 녹슬게 하는 원인으로 보고있다.
그럼에도 만트럭 측에서는 녹 발생 원인 파악과 초동 조치는 커녕 엔진 녹 이슈 확산을 막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막스 버거 사장이 김 씨를 찾아와 회유하려는 입장을 보인 것도 모자라 모터쇼에서의 집회를 막고자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기 때문이다.
만트럭은 첫 집회가 열린 7일에는 시위 장면을 해당 가처분 신청서에 추가 첨부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김 씨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은 돌연 심문기일이었던 지난 11일 만트럭 측의 요청으로 신청이 취하, 없었던 일로 끝났다.
김 씨는 "심문 기일에 피해 차주 세 명과 법원에 도착, 재판을 준비 중이었는데 만트럭이 본인에게 제기했던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했음을 통보받았다"며 "이러한 배경에는 재판을 진행해봐야 만트럭의 가처분 신청이 안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서가 아니었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허위 사실이라 우기던 녹 결함에 대해 '차주들이 물을 넣었다, 착색됐다'는 주장을 펼치다가 지금에서는 조용하다"며 "만트럭을 고소·고발할 많은 증거와 자료가 있는 만큼 피해 차주들과 함께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만트럭이 고객에게 가처분을 신청한 자체가 입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며 "또한 그들이 주장한 명예훼손과 불매운동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고, 집회도 예정 기간 중 이틀에 그쳤기에 보존의 필요성이 없어 더이상 가처분 신청이 무의미해진 결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만트럭버스코리아 측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가처분 신청을 냈던 이유는 시위를 하지 말아달란 것인데 시위는 결국 진행됐고, 그 기간을 알수 없어 증거 자료 수집 등을 하며 대응했던 것"이라며 "다만 김 씨와 차주들이 이틀에 걸쳐 집회를 한 후 올라가겠다는 입장을 전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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