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여왕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입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20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 뒤 개헌, MB정부 내각 등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었던 그가 침묵을 깼다.

박 전 대표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친박계 유승민 의원이 주최한 <세계 물 포럼 유치 및 먹는 물 기준 선진화 방안> 세미나 축사를 통해 “구제역, 조류 독감으로 인해 고통 받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이번 설 연휴는 어느 때보다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그러자 언론 등은 일제히 이날 오전 김무성 원내대표가 “언론이나 환경부 쪽에서 (구제역 매몰지 문제 등 2차 오염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지만 당·정 회의를 한 결과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상반된다는 점을 신속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침묵을 지키던 박 전 대표가 향후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할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섣부른 예단을 내놓았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적다. 이날 구제역과 관련된 박 전 대표의 발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딱 거기까지다. 친박계가 구제역을 고리로 MB정부- 한나라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대책 마련 촉구를 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 뉴시스

이날 박 전 대표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오늘도 현안에 대한 말하지 않을 거냐’는 질문을 받자 “네”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자신의 ‘한국형 복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국형 복지에 대한 질문에 ‘아직은’ 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개헌과 UAE 원전 수주 등 파괴력이 강한 현안보다는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결국 복지만은 때 되면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월 첫째 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주간 정례조사(표본오차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 2.2%) 결과, 박 전 대표는 32.6%를 기록하며 1위를 고수했다.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13.3%로 2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7.7%로 3위를 차지했고 김문수 경기지사(7.3%), 오세훈 서울시장(6.8%), 한명숙 전 국무총리(6.5%),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5.5%),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3,6%),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3.5%),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2.6%),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2.5%)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