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지난 밤(27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 팀은 세계랭킹 1위인 독일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팀은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후회없는 경기력으로 월드컵 무대를 마무리 지었다.
유통업계는 6월 월드컵 시즌을 맞아 각종 월드컵 마케팅과 대규모 길거리 응원전을 펼쳤지만 과거와는 조금 달라진 분위기가 엿보였다. 바로 ‘태극기’다.
예년에는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부터 거리를 비롯해 TV광고를 통해 태극기를 전면에 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월드컵 마케팅을 자제하는가 하면 태극기를 활용한 마케팅도 하지 않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일부 관계자들은 태극기 자체가 특정 세력의 정치적인 상징으로 변질된 점을 이유로 꼽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집회에서 태극기를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 이들은 ‘태극기 부대’라고 명명하고 자신들이 여는 집회를 ‘태극기 집회’라고 칭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월드컵 뿐만이 아니라 국가기념일 전후에도 태극기를 활용한 마케팅이 줄은 건 사실이다”며 “태극기가 자연스럽게 보수 집단 상징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국민들이 생긴 것 같아 마케팅 도구로 내세우기 부담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여러가지 정치외교적 이슈가 많아 월드컵 마케팅이 주목 받기 힘들었다고 언급했다. 남북 정상회담·북미 정상회담 등 국내에선 지방선거까지 겹치며 월드컵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것.
실제로 유통업계는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보다 관련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분석이 우세했던 만큼 대대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소극적인 마케팅 속에서도 월드컵 특수는 있었다. 편의점 업계의 경우 밤 시간대에 이뤄진 경기에 맥주와 간편 안주 등 평균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독일전이 열린 27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주요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주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16강 탈락 예상이 높았던 만큼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지 않은 건 맞다”면서도 “그래도 길거리 응원전을 비롯해 집에서 티비로 시청하는 국민들이 많았던 만큼 인근 편의점과 마트의 매출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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