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편의점 점주들이 뿔났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에 시달린 점주들이 정부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
12일 전국편의점단체협의회(이하 전편협)은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 추진과 관련한 우 입장’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정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성인제 전편협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자영업자들이 장사가 안 되서 매출도 없는 상황에서 다른 대책없이 최저임금만 대폭 인상하면 망하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계가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정부는 △비현실적인 일자리 안정자금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에서 소상공인 혜택 배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부결 △근로기준법의 5인 미만 사업장 확대적용 추진 등 오히려 소상공인들을 옥죄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지만 편의점 등 영세 소상공인들에게는 오히려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해졌다고 토로했다.
전폅협은 정부를 대상으로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 재논의 △내년 최저임금 대폭인상을 추진하려는 계획 철회·최저임금 동결 △영세·중소 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 구간을 5억원에서 7억원으로 확대 등을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국 편의점에 호소문과 현수막을 부착하고, 7만개 점포 동시 휴업을 추진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종량제봉투 판매와 교통카드 충전과 공병 매입, 공공요금 수납 등 편의점의 공공기능을 단계별로 축소·거부하겠다는 입장도 준비했다.
우선 전편협은 13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내용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까지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논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 공동대표는 “아르바이트보다 적은 수익으로 연명하거나 폐업을 속출하고 있고 올 하반기부터는 잠재적 폐업점포의 연쇄 폐업도 예상된다”며 “13일 이후 협의 뒤 오는 16일부터 전국 동시 휴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편의점 순증 규모는 급감했다. ‘한 집 걸러 편의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포화상태인 데다가 인건비 부담으로 쉽사리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
업계 1위인 CU는 올해 순증 점포수 394개로 지난해 동기간 942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GS25의 경우 순증 점포수가 지난해 상반기 1048개에서 올해는 343개로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 편의점 본사 역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점주 수익 악화를 우려하는 모양새다. 주요 편의점들도 일단 수익성 담보 중심으로 오픈을 하다보니 기존 출점 수보단 줄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으로 점주 부담이 커지면 본사도 좋을 게 없다”라며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편의점 업계들도 최저임금 인상 후 다양한 상생방법을 모색하려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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