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인 남부발전이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중소기업인 신텍이 부도를 맞았고, 하청업체 100여곳도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해 주목된다.
청원인은 공기업인 남부발전의 갑질을 고발하고 남부발전의 내부 비리 조사와 현 상황 해결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해당 내용의 청원 글은 19일 현재 총 6건이 올라와 있다.
신텍은 발전보일러 전문회사로, 코스닥 상장사다.
청원글 따르면 신텍이 지난 2015년 남부발전에 납품한 발전용 보일러가 상업운전 즉,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부발전은 3년 동안 공사대금 284억원을 주지 않았다. 신텍은 자금난으로 지난 6월 26일 최종 부도처리에 이어 결국 상장폐지 됐다. 신텍의 부도금액은 112억원 규모다.
신텍은 지난 2008년 12월 남부발전의 수주를 받아 현대건설, GS건설과 함께 2000MW급 ‘삼척 그린파워 발전소 건설공사’에 착수, 2015년 남부발전에 발전용 보일러를 납품했다. 납품된 보일러 1호기는 2016년 12월, 2호기는 2017년 6월에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상업운전을 했음에도 남부발전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유는 ‘성능미달’이다.
청원인 A씨는 글에서 “남부발전이 6개월 가동실험을 했는데 특정부문에서 약간의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것을 빌미로 공사대금을 안주고 되레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내년 2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남부발전은 컨소시엄이 6개월 이내 성능시험 기일을 지키지 않은 계약 위반으로 지체상금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또 “연 매출 1000억원을 상회하는 회사에서 280억원을 못 받고 3년을 어떻게 견디냐”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남부발전의 경우 대표적 갑질 횡포다. 공정위에서 포스코에게도 동일사항에 대해 경고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보일러분야 한국 1위의 기술력을 가진 신텍이 이렇게 공기업의 갑질 횡포에 무너지는 상황이 너무 처참하고 황당하고 분개감이 치밀어 오른다”고 개탄했다.
청원인 B씨는 “같이 공사를 진행했던 현대건설, GS건설은 대기업이기에 현금유동성이 좋지만 신텍은 중소기업이기에 200억원대는 정말 큰돈이다”면서 “현재 부도로 신텍 직원 233명과 하도급 협력업체 100여곳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공기업 때문에 수 백 명이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면서 공사대금 해결을 호소했다.
남부발전에 대한 비리 조사를 촉구하는 글도 주목된다.
청원인 C씨는 ‘신텍 상장폐지와 관련 공기업 남부발전에 납품비리가 있는지 조사를 촉구합니다’ 제목의 글에서 남부발전 내부 비리 조사를 촉구했다.
청원글은 “몇 백 억원 공사대금이 미지급됐었다면 성능미달이라는 이유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수 조 원대 발전소 설립에서 수 천 억원이 오가는데, 성능미달이라는 상황이 나왔다는 게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그만큼 검증 안 된 회사에 설비 참여를 시킨 것이냐? 국내 1위 보일러 업체라는 것은 모두 다 거짓말인가? 말이 안 된다. 남부발전에 내부 비리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텍은 발전산업용 보일러, 파워 및 환경플랜트 엔지니어링 등을 제조 판매를 영위할 목적으로 2001년 2월 16일에 설립돼 2009년 4월 30일자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지난 4월 한솔그룹의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는 한솔신텍 보유주식 전량을 김명순 에스엔비 대표와 프라임2호조합, 아이스파이프에 매각했다. 사명도 한솔신텍에서 신텍으로 변경됐으며, 2달여 만에 상장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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