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직장인 이 씨(30)는 지난달 롯데하이마트에서 LG전자 에어컨을 구입했다. 며칠 뒤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하이마트 측에 A/S를 주문했다. 그러나 하이마트 측은 설치 결함이 아닌 기계 결함으로 단정지은 뒤 제조사 본사에 점검을 요청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씨는 다시 본사 측에 A/S 접수를 넣었고, LG전자에서 3일 뒤 이 씨 집에 방문했다. 본사 측의 대답은 달랐다. 기계 결함이 아닌 설치 결함이라는 다른 결론을 내린 것. 이 씨는 또 다시 하이마트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에어컨 수요가 급증한 탓에 이마저도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장 어느 쪽에서도 수리를 책임지지 않는 탓에 이 씨는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장장 보름이 넘는 시간 동안 에어컨 가동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관계자가 함께 방문하는 황당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 씨는 “3주 넘게 에어컨 고장의 원인도 모른 채 새 에어컨을 가동시키지도 못했다”며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양쪽에서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아 화가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록적인 무더위에 에어컨 수요가 몰리면서 소비자 불만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장으로 인한 수리 요청 시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생기며 업체와 소비자 모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새 제품 설치보다 고장난 에어컨 수리가 문제로 꼽힌다. 위에 언급한 사례처럼 A/S도 한 달 가량 걸리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다면 업체 측과의 마찰은 불가피 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구매 시 팁을 주자면 평균 구매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며 “무더위가 시작된 이후에는 구입부터 설치까지 기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에어컨 고장 사고에 당장 하루만에 대응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며 “지역에 따라서도 설치와 수리 기간이 천차만별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에어컨을 구매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상 최대 기록에 에어컨 주문이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 대수는 260만 대로 전망된다. 이는 역대 최대치 였던 지난해 250만 대를 넘어선 수치다.
업계는 폭염 기간이 늘어나며 계속해서 에어컨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3일부터 29일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0% 증가했다.
전자랜드도 이달 셋째 주(16~22일)의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자랜드는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는 올해는 에어컨을 미리 구매한 소비자보다 본격 더위가 시작되고 나서 구매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에어컨 주문이 폭주하면서 설치 기간도 대폭 길어졌다. 에어컨 브랜드와 상품, 지역 등에 따라 설치 기간이 모두 다르지만 평균 7~10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와 지역 등에 따라 설치기간은 달라지지만 TV홈쇼핑에는 최대 4주 정도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LG전자는 에어컨을 설치하는데 3주 정도 걸린다고 공지한 상태다.
TV홈쇼핑의 경우 설치까지 최대 4주 가량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회사는 3주가량 소요된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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