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민주당 진성준 전 의원이 청와대를 나와 서울시청 행(行)을 택했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에서 강서을 지역위원장으로 복귀하려다 돌연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취임한 것. 이로써 21대 총선 도전자로 보면, 이정표 하나가 더 생긴 셈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시정, 민주당을 원팀으로 똘똘 뭉치는 가교로서의 역할론도 더해졌다. 또 이참에 서울시라는 보다 큰 틀에서 강서을 지역 현안의 실타래 푸는 법도 고민할 작정이다. 겸사겸사 인터뷰는 지난 7월 31일 서울시청에서 가졌다.
-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으로 있다가, 지난 7월부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됐다.
“정확히는 지난 6월 28일자로 청와대에서 사직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29일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을 받았다. 조금 쉬고 오게 될 줄 알았는데 바로 오게 된 거다.(웃음)”
"청와대와 서울시와 가교 역할”
“朴시장과 당과의 일체감 구현”
- 어떤 계기로 옮기게 됐나.
“원래는 강서을 복귀를 위해 청와대를 나오게 됐다. (진성준 정무부시장은 19대 비례대표 의원으로 원내에 입성 후 국회 국방위원으로 활약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강서을에 출마했지만, 김성태 현 자유한국당 의원에 석패했다.)
내년이면 21대 총선이 불과 일 년 남짓 남게 된다. 현역의원들도 지역구 활동을 본격적으로 벌일 때다. 도전하는 입장의 저로서는 몇 개월 먼저 가는 게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 8·25 민주당 전당대회를 하게 되면, 시‧도당 위원장이나 그 밑의 지역위원장까지 새로 개편하게 된다.
청와대 들어가면서 당적을 내려놓은 저로서는, 전대를 계기로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이 거취 소식을 접했는지, 전화를 주셨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달라’ 는 말씀에 ‘지역위원장으로 복귀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더니 ‘총선 준비를 하려는 줄 안다. 강서구가 서울시 관내에 있는 지역 아닌가. 정무부시장으로서도 어느 정도 연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겠느냐’며 ‘꼭 좀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 청와대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청와대에 보고 드렸더니, 제가 직접 뵌 것은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진성준 (전)의원은 어차피 정치를 하려는 사람 아니냐, 본인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청와대로서도 나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흔쾌히 보내주자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대통령님께는 함께 일하자고 불러주셨는데, 청와대에 딱 일 년 있다가 총선을 염두에 두고 나오게 된 점에 죄송스럽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한편으로는 청와대에 몸담으면서 지방선거 압승 결과를 보고 나오게 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역사적 추진 과정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 본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큰 영광이고 보람이고 그렇다.”
- 나름의 역할을 고민했을 것 같다.
“제가 볼 때 무언의 주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있다. 우선은 청와대와 박원순 시장이 철학적 공통분모가 크기 때문에 이를 원활히 공유할 수 있도록, 시정을 추진해 달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짐작된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가운데 서울시 시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청와대와 서울시 간의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뜻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본다. 또 하나는 서울시와 당의 일체감을 만들어 달라, 이런 주문이 아니겠나 싶다. 박원순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당적을 분명히 갖고 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시민사회에서 일을 한 대신, 여의도 정치 활동 경험이 없어 당적의 일체감이라고나 할까.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어왔다. 이를 만회하면서 서울시와 당과의 일체감을 구현하는데 앞장서 달라는 뜻일 줄 안다.”
“朴 시정 철학, 열정과 의지 잘 느껴져”
“강남․북 균형 해법 위한 노력의 일환”
- 서울시청에서 활동한 지 한 달가량 되어 간다. 그동안 어땠나.
“워낙 시정 분야가 방대할 뿐 아니라 세부사항도 잘 챙겨야 하는 게 서울시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의 활동들을 지켜보면서는 이분의 시정 철학이 무엇인지 배우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시민의 삶을 바꿔놓겠다는 소신과 각오가 잘 느껴지는 활동들을 보면서, 열정이나 의지, 복안 등이 잘 갖춰져 있음에 정말 또 좋은 지도자를 모시게 됐구나 하고,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는 생각을 했다.”
- 그런데 박원순 시장의 옥탑방 살이 관련 긍·부정 평가가 엇갈린다.
“저는 왜 부정평가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강남·북의 불균형 발전과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결단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강북에서 실제로 생활해 봄으로써 ‘비강남’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직시하고 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도 현장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빈곤체험, 극한 체험을 위해 간 게 아니다. 강남·북 균형발전의 해법을 찾기 위해 간 거다. 이 끓는 폭염 속에서 직접 체험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의지가 비난 받을 일인가. 조선시대에서도 임금이 변복을 해 민정을 살폈던 경우가 있지 않나. 서울시정의 핵심적인 문제와 씨름하기 위해 간 거다, 그리 바라봐주시면 좋겠다.”
- 강남·북 균형 해법을 고민한다면서, 정작 취임 일성으로 여의도-용산 개발부터 언급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취임 일성으로 왜 여의도 용산부터 꺼내들었느냐, 이런 게 아니다. 기자와의 편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왔던 말씀인 줄로 안다. 여의도와 용산 개발 문제는 당신께서 작심하고 하셨기보다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레토릭(수사법)으로 하신 말씀이다.
40년 이상 된 곳의 재건축 요구들을 케이스별로 승인하는 게 아니라, 여의도 전체의 마스터 플렌 속에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이었다고, 박 시장께서도 추가로 설명한 바 있다. 용산의 경우는 주한미군 기지가 평택으로 이전되지 않았나. 용산을 서울의 숲으로,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
- 앞으로 박 시장을 도와 정무부시장으로서 중점 추진 계획으로 설정한 것은 무엇인가.
“지방자치를 더 강화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무부시장으로서 가장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지방자치법과 관계 법률을 개정하려면 청와대나 정부의 협조를 비롯해 국회에서 통과가 돼야 한다. 정부도 지방이양 일괄법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으로 안다. 500여 개의 중앙정부 권한을 지방정부에 일괄 이양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를 실행하려면, 자치조직권의 이양, 확대 및 재정분권, 지방정부의 재정을 더 늘려주는 일들이 필요하다. 또 국회 법률로 뒷받침 돼야하는 터라 정부와 협의하고 국회와 상의하는 일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페미니즘,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 생일 축하 등 정치적 의견 광고를 전철역에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특별한 뜻이 있어서가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표현의 자유 아니겠나. 대중에 어떤 상품을 사달라고 광고하는 것은 자유로운데 ‘나는 이런 정치적 의견을 갖고 있으니 지지해 달라’ 호소하는 일은 왜 자유로울 수 없나. 지하철 역내 광고판들이 상업광고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불과하다고 본다. 상업광고 외에도 우리 시민이 갖고 있는 의견 광고도 자유롭게 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민주적인 기본질서에 부합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대협? 민주화 공적 가치 위해 헌신해 온 분들"
"운동권 전문성 부족 지적은 정치 본질 모르는 얘기"
- 전대협 출신들이 정치권 주류로 부상했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전대협 세대의 민주화 운동 출신으로서 이 같은 시각에 대해서는.
“50대 중반들이 되었다. 생물학적 연령으로 봐도, 사회적으로 주도적으로 활동해야 될 나이 아닌가(웃음). 또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전대협 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도 정치권 주류로 부상한 이유가 될 듯하다.
이분들은 청년 학생 시절 나라의 민주화를 위한 공적인 가치, 시대적 요구에 헌신해왔던 사람들이다. 지금도 시대적 요구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려는 분들이다. 물론 부분적으로 그렇게 평가되지 않는 측면도 있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 비서실장부터 중책을 맡게 된 것 아니겠나.”
- 운동권 출신들은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는 정치를 모르는 일이라 생각한다. 정치는 스페셜, 즉 특별한 것이 아니고 제너럴, 즉 일반적인 것이다. 정치라고 하는 것이 뭔가. 시대정신을 확정하고 자원을 배분하고 권력을 경쟁하는 일이 정치가 갖고 있는 세 가지 ‘층위’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정치적 층위는 사회가 추구해야 될 어떤 공적인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다른 말로 시대정신을 확인하는 일이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이를 종식하는 것과 민주화를 실현하는 것, 그리고 수평적 정권교체를 실현하는 것 등이 시대정신 일 거다. 더 거슬러 일제강점기 때는 항일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 시대정신이었을 거다. 두 번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가 갖고 있는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하는, 예산편성 하는 일이 곧 정치다.
세 번째는 이런 일들을 힘 있게 해결하기 위해 권력자를 뽑는 것이고, 그것이 곧 정치다. 또한, 이는 언론이 많이 주목하는 권력 투쟁의 과정이기도 하다. 여야 간의 투쟁, 당내 투쟁, 계파 투쟁 등을 말한다.
이를 하려면, 정치적으로 단련되고, 정치적 전문성을 획득해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박사학위 따는 과정이 아니다. 얼마나 대중 일반의 의사를 모으고, 설득해 내느냐, 즉 제너럴이 담당해야 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가 정치해야 한다고 하는 얘기는 정치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진보주의 노선의 유래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다.
“잘못된 현상을 개혁하는 것도 넓은 개념의 진보로 볼 수 있다. 독재 정권에 저항해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려 한 노력도 진보 정치, 진보 운동이고, 빈부 격차와 차별의 문제를 극복하고, 공정‧공평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도 진보라고 여겨진다. 개념을 협소하게 이해하기보다 민주화 운동의 외연과 내포가 확장돼 과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文정부, 국가 정상화 등 소명 있어"
"대통령 철학으로 남북관계 변화 맞아"
- 아까 시대정신을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에 비춘다면?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소명과 사명을 크게 보면, 우선 국가를 정상화하는 일이 일차적과제다. 지난 세월호 때부터 우리 국민은 이게 나라냐, 이렇게 물었다. 국가가 해야 될 최소한의 것도 못했기 때문에 이게 나라냐는 울분이 나온 거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와 촛불을 거쳐 탄생한 정권이다.
때문에 국가를 회복하는 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이다. ‘이명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형식적인 민주주의와 절차적인 민주주의 모두가 무너졌다. 단적으로 계엄령 문건이다. 그 이전에는 국군 사이버 사령부, 국가정보원 등이 동원돼 댓글을 달았다. 선거에서의 민의를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해버린 거다. 이런 절차적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정부의 두 번째 과제이다.”
- 그 다음은 뭔가.
“공정한 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전략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회복한 뒤에는 사회경제적 차원으로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 공정하게 경쟁하고 공정하게 분배받을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사회 하층의 소득이 늘어나고, 소득주도 성장을 기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는 한반도 평화를 실현해내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는 남북관계가 질곡상태에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놓쳐버렸지 않나. 하지만,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핵문제가 해결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거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시대정신이다. 그리고 그것이 민주당 정부의 소명이고 사명이다.”
- 북미 간 전쟁 위기를 평화 모드로 전환한 점은 야당 보수 일각에서도 호평하는 듯하다.
“평화는 우리 국민의 생존이다. 평화가 없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음을, 우리는 남북전쟁 교훈을 통해 배웠다. 전쟁의 방식, 폭력의 방식으로는 민족의 생존을 기약할 수 없다.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안보도 하고, 국방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걸 뒤바꿔 생각했다. 그래서 국방과 안보 등 이런 것만 강조했지, 정작 국방력도 늘리지 못했고 방위력도 높이지 못했다. 안보의 허점투성이만 보여 온 게 그 정부다. 어찌 됐든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으로 말미암아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모색되고 있다. 또 동북아와 세계 질서의 전환까지 추동하고 있다. 그 역할에 대통령께서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득주도 성장 등 효과 나타나면 지지율 오를 것"
"양극화 해소 정책 꾸준히 실천하면 성과 나타날 것"
-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연말쯤 3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그건 (안상수) 그분의 희망사항일 거로 본다. 큰 틀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야말로 나락에 빠질 뻔했던 나라를 정상화시킨,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롭게 대선을 하면서 국민의 힘으로 세운 대통령 아닌가. 그런 대통령이기 때문에 성공을 열망하고, 적극 성원하고, 또 그것이 우리 국민의 확고한 신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지율 등락은 있을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모습에서는 지지율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북미 간 협상 국면이 답보 상태가 되고,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어렵다는 얘기들이 있고….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으니 일시적 혼란이 온 것이라고 판단된다. 시간이 좀 더 지나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지지율은 오를 것으로 본다.”
- 가시적 성과는 언제쯤 나타날 것으로 보나.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낙수효과, 성장이론에 기반 한 경제정책을 과신했다. 재벌위주정책, 수출주도의 정책을 펼쳐 왔다. 대기업과 재벌들의 살은 찌웠을지 모르지만 대다수 국민의 삶은 양극화의 길로 내몰렸다. 결국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경제정책 수정의 필요성과, 개혁의 변화가 요구됐다. 그 돌파구가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이론이다.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혁신성장론, 공정경제론이라고 하는 삼박자를 갖춰 우리 경제의 문제를 균형적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지난 일 년 간 그런 큰 기획들, 경제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해 온 거다. 이제 더 구체적으로 이행해나가야 되는 차례가 남았다.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정책들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런데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시장자유주의자들의 일방적인 논리가 아닐까 싶다. 세계 그 어느 나라도, 심지어 트럼프 조차도 시장에 개입하지 않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FTA(자유무역협정)도 깨버리겠다 하고,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도 안 해버린다고 얘기하고…. 심지어 멕시코에 장벽을 세워 오가지 못하게 한다 하지 않나. 그뿐인가. 중국과의 무역도 관세를 올리는 등 이게 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 아닌가.
국제시장에 개입하고 무역시장에 개입하는 거 아닌가. 또한, 국내 시장에도 개입하지 않나. 일자리 만들기 위해, 외국에 나간 미국 기업들 세게 압박해서 다 돌아오라고 하지 않나. 들어오면, 세금 혜택도 주겠다고 하지 않나. 이것이 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고, 작용하는 것 아닌가. 전 세계에서 자유시장경제론이 풍미하는 데가 미국이다. 그런데 미국을 비롯해 그 어느 나라도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것은, 이론에나 존재할 뿐이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정부에 대해 국가주의라고 비판했다.
“처음 국가주의를 언급한 계기가 정부의 비만관리 대책을 비판하면서부터로 알고 있다. 학교 안 자판기 금지 및 먹방 규제에 대해 국가가 왜 학생들의 식생활까지 간섭하느냐며 국가주의 용어를 꺼내든 것으로 안다.
그런데 세계 어느 정부든 국민 건강을 걱정해서 보건정책을 시행하고 있지 않나 특히 우리는 비만을 관리해야 한다는 시민적 요구가 있고, 학교 매점에서 비만 유발 제품들을 팔지 못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이다. 국민 건강을 위한 보건정책 일환을 두고 국가주의 운운하는 것은 가당치 않는 일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자신의 정치 철학, 소신을 말한다면.
“정치는 세 가지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막스 베버가 얘기했다. 첫째는 정치적 신념이다. 신념이 없는 사람은 정치를 할 수가 없다.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할 건데?, 이에 대한 정치적 신념이 있어야 된다. 막스 베버는 이를 신념 윤리라고 부른다.
두 번째는 신념에 따른 정치활동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된다. 그것을 베버는 책임윤리라고 칭한다.
세 번째는 신념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갖추는 거다. 이것을 균형 감각이라고 그런다. 신념이 너무 강하면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사람을 낳는다. 반면 책임의식이 너무 강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복지부동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때문에 적절한 균형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걸 꼽으라면 저는 신념 윤리라고 생각한다. 신념은 정당해야 되고, 그것은 대중으로부터 확인되며 뜨거움에 의해 결정된다. 정치인은 모름지기 가슴이 뜨거워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국민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가슴 뜨거운 정치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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