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레일을 따라 이동하던 택배 상자들이 반짝이는 불빛과 함께 저마다의 구역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상자가 도달한 지점에는 삼삼오오 모인 택배기사들이 자신의 담당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23일 오전 기자가 찾은 CJ대한통운 관악서브의 모습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하반기까지 178개 택배 터미널에 ‘휠소터’를 보급할 예정이다. 휠소터는 CJ대한통운이 지난 2016년 11월 처음으로 도입한 물류 자동분류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날 최우석 CJ대한통운 택배사업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동화 효율이 없는 소규모 터미널을 제외하고, 모든 곳에 휠소트를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과거에는 100여명분의 물량을 일일이 골라내야 했지만, 지금은 5~8명 분의 물량을 자동으로 분류해줘 작업이 더 용이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량과 수입이 증가하면서 가족 단위로 일을 하거나, 분류 도우미와 같이 개별 단위의 아르바이트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결과론적일 수 있겠으나 ‘한국형 택배 협업 및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현장에서도 휠소터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관악서브(SUB)에서 만난 한 택배기사는 “예전에는 물건을 골라내야 하는 양이 다르다 보니 레일 앞쪽 자리와 뒤쪽 자리를 일정 시기마다 바꾸는 게 관행이었다”며 “휠소터가 도입된 후에는 그럴 필요 없이 우리 구역에 오는 물건을 싣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류 작업은 아침 7시부터 물량이 적을 때는 1시, 많을 때는 2시에 끝난다”며 “하지만 계속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어 7시에 출근하는 사람은 순번제로 정하고, 담당 구역이 가까운 사람의 경우 잠깐 시간을 내 배송을 나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부 단위로 택배를 분류하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자신을 택배기사의 아내라 소개한 아르바이트 직원은 “저기 옆에 보이는 아저씨가 우리 남편이고, 저 새댁도 택배기사인 남편과 같이 일하고 있다”며 “반대편으로 가면 부자가 함께 일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1시40여분이 되자 분류를 마친 택배기사들이 차를 타고 하나 둘 관악서브를 떠나기 시작했다. 분류작업을 마무리하던 한 택배기사는 “5년 전 하던 일을 그만두고 처음 택배를 시작할 때는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업무도 몸에 익고 근무환경도 개선돼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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